사료 단백질 함유량의 40%가 동애등에 유충
곤충 함유량 40%를 자랑하는 요라 반려견 건식 사료. [출처: 요라 홈페이지] |
[노트펫] 영국에서 처음으로 곤충을 주원료로 한 개 사료가 시중에 판매된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신생기업 ‘요라(Yora)’는 지난 10일부터 시판한 개 건식 사료 신제품의 단백질 함유량 40%가 아메리카동애등에(Black Soldier Fly; 학명 Hermetia Illucens) 유충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영국산 귀리, 감자, 허브 등을 혼합해 영양가와 맛을 높였다.
인섹트도그(Insectdog), 엔토마펫푸드(Entomapetfood), 치핀(Chippin), 와일더해리어(Wilderharrier) 등 경쟁 사료업체들도 이미 곤충 단백질을 소량 함유한 사료를 생산해왔다. 다만 요라 사료의 곤충 함유량이 월등해, 사실상 본격적인 곤충 사료란 주장이다.
요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1.5㎏ 한 봉지에 13.99파운드(약 2만원)로,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연어 등이 들어간 개 사료들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참고로 영국 슈퍼마켓 체인 세인스버리에서 퓨리나의 소고기 사료 1.5㎏ 한 봉지가 4.50파운드(약 6400원)에 판매된다.
요라는 연내에 습식 사료 출시도 목표로 삼고 있다. 네덜란드 단백질 영양소 공급업체 프로틱스가 기른 아메리카동애등에 유충을 공급받았다.
아메리카동애등에 유충 가루. [출처: 요라 홈페이지] |
개는 잡식동물이지만, 과연 네덜란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자란 곤충 유충 사료가 반려견의 필수영양소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영국왕립수의대학의 반려동물 식단 전문가 아티 캐스라니 박사는 “그렇다”고 결론 내렸다.
캐스라니 박사는 “곤충은 매우 훌륭한 단백질원이 될 수 있다”며 “이 영양소가 실제로 개의 체내에 얼마나 많이 흡수될 수 있는지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곤충이 개에게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과연 개가 곤충 사료를 먹는 것이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이 될까? 요라는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단정하기에는 미묘한 지점이 있다.
반려동물은 육류와 어류 세계 소비량의 약 20%를 소비하고, 곤충이 소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덜 배출한다. 다만 사람이 고기를 먹고, 반려동물이 내장으로 만든 사료를 먹는 사회구조에서 사람이 고기를 먹는 한 개가 소 내장으로 된 사료를 먹는 것이 환경을 크게 파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곤충으로 고양이 사료도 만들 수 있을까? 캐스라니 박사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양이는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taurine)을 필요로 하는데, 곤충에 타우린 성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도 곤충을 원료로 한 반려동물 사료가 출시돼 있다. 농촌진흥청 출신의 김태훈 대표가 설립한 푸디웜이 동애등에를 원료로 한 동물 먹이를 생산하다 지난해 개 사료 제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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