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살서제 규정 안 지키고 공원 곳곳에 살포
시민들, 고양이·강아지 독살 의도 의심에 경찰 신고까지
안산시 "규정 미숙지하고 살포..회수 조치 중"
안산사 상록구 공공 곳곳에 살포된 쥐약들. 보건당국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채 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
[노트펫] 경기도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난데없이 쥐약 살포 소동에 휘말렸다.
20일 SNS와 안산시에 따르면 얼마 전 길고양이를 돌보는 한 시민이 안산시 상록구의 공원을 산책하다가 파란색의 쥐약을 발견했다.
혹시나 하고 주변을 살펴본 결과 쥐약은 이곳저곳에 마치 비료를 뿌리듯 골고루 살포돼 있었다.
고양이들을 노린 것은 아닌지 의심했던 이 시민은 경찰에도 신고하고, 구청에도 이같은 사실을 알려 현수막 설치를 약속받았다.
지금껏 길고양이는 물론 산책 나온 반려견을 노리고 쥐약을 살포하는 일이 종종 발생해 왔기 때문이었다.
안산사 상록구 공공 곳곳에 살포된 쥐약들. 보건당국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채 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
이 시민은 그뒤로도 며칠간 주변을 살피다 길고양이 사체를 발견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도 이를 근거로 CCTV 확인과 목격자 진술을 통해 누군가 쥐약(살서제)을 뿌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시민은 지인들과 함께 동물보호법 주무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에 관련 민원을 넣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쥐약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사체 부검도 의뢰했다.
이렇게 경찰, 지인들과 함께 쥐약 살포자를 찾던 시민들은 지난 18일 시 당국에서 쥐약을 살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관할 보건소에서 민원과 전염병 방지 차원에서 지난 2월 상록구 공원 곳곳에 설서제를 살포했다는 것이었다.
안산사 상록구 공공 곳곳에 살포된 쥐약들. 보건당국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채 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
이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분통이 터져 나왔다.
보건소가 쥐약을 살포하면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소독 지침에 따르면 쥐를 잡기 위해, 즉, 구서를 하기 위해 살서제를 사용할 때는 타 동물의 중독을 막기 위해 여러 규정을 지켜야 한다.
사설 방제업체가 설치한 구서용 미끼. 미끼통 안에 쥐약이 들어있다. |
음식물로 오인하지 않도록 청색이나 검은색으로 염색해야하고, 음독사고를 막기 위해 직경 6cm의 구멍이 있는 적당한 용기의 미끼통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살서작업이 끝난 뒤에는 미끼먹이를 철저히 수거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안산시 보건당국은 청색의 쥐약을 써서 음식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한 것 외에 규정을 지킨 것이 없었다.
해당 공원들은 길고양이는 물론 시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자주 나오는 곳이었다. 게다가 어르신들이나 아이가 나왔다가 쥐약에 손을 댈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사실이 파악되자 보건당국에 항의가 이어졌고,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보건당국은 긴급회수에 나섰다.
보건소 관계자는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살서제를 살포하면서 이번 일이 발생했다"며 "쥐약을 긴급회수하고 있으며, 하루 빨리 회수를 마쳐 우려하는 바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쥐약은 물론이고 조경을 위해 비료를 뿌릴 때도 반려동물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유박비료 사용은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안산시 보건소의 이번 일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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