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집에 난 큰 불로 새끼들과 친구, 주인마저 잃고 안락사 직전까지 갔던 개가 제2의 삶을 살게됐다. 이 개의 사연을 들은 한 소방관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9일 폭스9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 집 전체가 불에 타고 이집에 살던 개와 고양이들도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 개 한 마리가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믹스인 렉시(Lexi)는 불이 날 당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켄넬 안에 있었는데 화재에 켄넬이 녹으면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녹아내린 플라스틱이 렉시의 몸에 떨어지면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집에 있던 고양이 두 마리와 개 한 마리, 그리고 렉시의 새끼들은 화마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렉시는 간신히 빠져 나온 뒤 새끼들이 있는 집안으로 다시 들어가려 해서 주인들이 발버둥치는 렉시를 붙들기 위해 무척 애를 먹기도 했다.
불은 꺼졌지만 주인과 렉시 앞에 닥친 현실은 절망 그 자체였다.
렉시는 동물병원에서 화상이 심각해서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큰 돈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미국의 동물병원비는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화재로 모든 것을 잃은 주인들은 안락사 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렉시를 동물병원에 놓고 돌아섰다.
렉시는 그대로 있었다면 안락사 당할 운명이었지만 동물병원의 수의 테크니션이 렉시가 고통 속에서도 활발한 것을 보고, 동물보호단체에 연락하면서 치료의 기회를 얻게 됐다.
동물보호단체가 마련해준 임시보호처에서 머물게 된 렉시. 2주간의 고비를 넘기더니 화상에서 빠른 속도로 쾌유됐다. 새살이 돋아났고, 털도 다시 자라 나면서 외견 평범한 개로 돌아왔다. 활달함도 다시 보여줬다.
그런데 렉시가 온전회 회복되기 전부터 입양하겠다고 벼르고 있던 새주인이 있었다. 미네소타에서 아래로 3개주 정도 떨어진 인디애나주에 사는 한 소방관이 렉시를 SNS에서 본 뒤 입양 공고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 12년차의 베테랑 소방관 트래비스 올리버는 그동안 화재 현장을 누비면서 반려동물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그가 구조한 반려동물들은 대부분 죽었고, 그것 때문에 마음 한 편이 늘 편안하지 않았던 터였다.
입양 공고 직후 이메일을 받은 보호소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거절했다. 너무나 먼 탓이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메일과 그 안에 담긴 진정성에 렉시를 보내기로 마음을 바꿨다.
보호소에서 입양 허락을 받은 트래비스. 렉시를 데리러 가는 길에 아내와 딸, 반려견과 반려묘 두 마리 등 모든 가족을 대동했다. 그리고 지난 6일 마침내 렉시를 만났다.
트래비스는 폭스9에 "렉시에게 사람이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삶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비스는 한편으로 렉시가 화상 환자들에게 힘을 북돋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화상을 입은 어린이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도록 훈련도 받게 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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