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현직 수의사가 올린 동물병원 진료비 개선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22일 오후 4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대한민국 올바른 동물병원 진료비 개선과 동물보호법 개정에 대해 청원합니다'에는 1만482명이 동의했다.
지난달 19일 올라와 나흘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청원은 보호자나 시민단체가 아닌 현직 수의사가 올린 것이다.
현재 수의사 면허를 가진 이는 1만5000명을 약간 웃돌고, 전국 수의대생 역시 3300명 선이다. 수의사들 외에 수의테크니션 등 수의 특히 동물병원 관련 종사자들이 청원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의계 종사자들 역시 이 주장에 크게 동조하는 셈이다.
지금껏 동물병원비 관련 청원은 동물병원비가 부담스럽다는 내용이 절대 다수를 이뤘다. 그래서 진료비 고시제에서부터 표준수가제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정권 출범 초기 내세웠던 표준수가제에서는 후퇴했지만 고시제 등 표준화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2일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들쑥날쑥이라는 반복된 지적에 대해 동물진료체계 표준 마련과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 고지 의무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 진료의 특징을 이해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수의사가 올린 청원의 골자다.
수의사는 무엇보다도 의료 보험 적용 여부에서 사람과 동물 진료비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진료비가 37만4393원인 경우 사람은 본인이 납부한 금액이 7만4800원(본인부담금 7만4800원 + 공단부담금 29만9593원)이지만 동물이라면 보호자가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41만1832원(본인부담금 37만4393원(7만4800+29만9593원) + 부가가치세 3만7439원(10%))에 달하게 된단다.
병원 입장에서는 같은 의료비(37만4393원)가 발생했지만 보호자 부담금은 동물 진료비가 사람의 5.5배보다 많다. 동물은 사람의 건강보험 같은 기초 공적 보험이 없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동물병원들이 과잉진료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동물은 표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료시 사람보다도 '많은 검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게다가 모든 치료와 수술방법은 수의사가 가진 지식과 장비, 기술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보다 많아 보이는 검사와 동물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동물병원비의 요인이 이 때문이라는 것.
그는 아울러 "우리나라의 동물진료비는 OECD 국가 중, GDP 대비 최하위이지만 국가에서는 동물 진료수가를 강압적으로 조정해 보호자들의 부담을 낮추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향 속에서 우리나라 수의학은 절대 발전할 수 없으며 올바른 진료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동물병원비 인하 압력과 함께 동물병원간 내부 경쟁마저 심화되면서 울분을 토로하는 수의사들이 늘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 수의사들중에 많다.
하지만 보호자와 수의사 양측의 부담 완화를 위해 결국은 공적 재원이 투입되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양측을 달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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