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별안간에 서울에는 아침 폭우가 내리기도 하고, 장마철이 다가온다는 게 느껴지는 습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며칠에 걸쳐서 비가 오는 장마철에는, 산책 배변을 고집하는 강아지를 반려하는 보호자분들께 인고의 세월이 아닐 수 없는데요.
비가 잠깐 오는 거라면 그치기를 기다려서 산책을 하겠는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그칠 생각이 없다면 바닥에 엎드려 보호자를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반려견을 보며 고뇌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오래 배변배뇨를 시켜주지 않으면, 소화기계나 비뇨기계,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에 반려견에는 우비를 씌우고, 보호자는 우산을 쓰고 '똥책'(배변을 목적으로 하는 산책)만 잽싸게 다녀오려고 하기도 하지만 강아지는 그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참 동안 산책을 즐기기도 하죠.
비가 내리는 날 산책을 해야 할까요? 만약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부분은 수의학적으로 딱 정해진 답은 없고 반려인의 가치관에 따른 결정이 내려지지만, 안전을 위해 조언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반려견에 따라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리트리버 견종들이 그럴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타입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많은 반려견들도 비를 직접 맞는 것은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가 올 때 실내에서 배변/배뇨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 주시고 부족한 활동량은 실내 놀이로 어느정도 대체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만약 산책의 부재로 인해 12시간 이상 배뇨를 참는 등 건강상태의 우려가 있다면, 불가피한 우중 산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특히 추운 날씨에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산책을 한다면) 체온변화에 유의하며 반려견용 우비를 입혀주는 등의 배려가 가능합니다.
3. 산책 이후, 번거로우시더라도 비에 젖은 부분은 간단한 샤워와 함께 흡습성이 좋은 타올과 드라이어 등으로 피부(특히 발, 발가락 사이)를 확실히 건조시켜 주시는 것이 권장됩니다.
반려견에게는 언제나 산책과 충분한 활동량이 필요하지만, 날씨가 항상 우리를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항상 안전한 범위 내에서 반려생활을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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