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최소한의 생존 요건인 물과 사료를 제대로 주지 않아 자신이 기르던 개들을 죽게 만든 6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지난해 방치 행위가 동물보호법 상 학대에 포함된 가운데 나온 처벌 사례로 적절한 사육의무 이행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형사8단독 김재은 판사)는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63) 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이 키우던 개 4마리에게 물과 사료를 주지 않아 죽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김씨는 지난 2017년 12월 자신의 가게에서 키우던 닥스훈트 1마리를 숨지게 했고, 지난해 5월에는 집에서 기르던 다른 반려견 3마리를 죽게 만든 혐의를 받았다.
김씨 측은 재판에서 닥스훈트는 개들 가운데 서열이 낮아 제대로 먹지 못했거나 물려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3마리에 대해서는 물과 사료를 줬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의사의 진단 결과를 토대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의사는 (죽은 반려견들이) 심한 탈수와 영양실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진단했고, 사체에 외부 상처도 없었다고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누구든지 동물에 대해 고의로 사료나 물을 주지 않음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9월 주인에게 반려동물의 적절한 사육의무를 부과하는 동물보호법 규정과 시행규칙이 시행에 들어갔다.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 과도한 사육을 일삼는 애니멀 호더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1차적인 목적이었지만 주인의 의무를 규정함으로써 방치 행위 전반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적절한 사육공간을 규정한 것은 물론 목줄의 길이, 바깥에서 키울 경우의 적절한 환경공간 제공, 수의학적 처치 제공 의무, 털과 발톱의 적절한 관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영양이 부족하지 않도록 사료 등 동물에게 적합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하고,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한 설비 및 휴식공간은 분변, 오물 등을 수시로 제거해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적절한 사육·관리의무를 위반, 질병이나 상해를 입힐 경우 다른 학대 행위처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김씨는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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