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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낚시꾼 '피셔맨', '진실' 혹은 '거짓'

뉴스를 보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그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는 것이다. 이런 심리를 아는지 기사마다 댓글을 달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이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네이버에서 아이디 'Fisher Man'를 쓰는 댓글러다. 아이디부터 '낚시꾼'인 피셔맨은 말 그대로 댓글 낚시꾼이다. 화제가 되는 기사마다 댓글을 다는데 특히 직업을 바꿔 가면서 전문가처럼 행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피셔맨이 최근에 동물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은 JTBC가 지난 20일 보도한 '3년간 200마리 넘게...서울대공원이 판 동물들 어디로' 기사다. 네이버 댓글 호감순위 1위에 올랐고 답글도 184건이 달렸다. 그의 댓글에 달린 답글수 순위에서 역대 2위(?)다.

 

ⓒ노트펫 네이버 아이디 'Fisher Man' 그는 댓글 낚시꾼이다. 사회 모든 분야 기사에 대해 댓글을 달고 네티즌들에게 눈길을 끌지만 실상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

 

그는 이 댓글에서 세관 마약 탐지관으로 분(?)했다. 17년 동안 함께한 푸름이라는 탐지견이 현역에서 은퇴할 때가 됐는데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안락사 당할 처지여서 자신이 비상금을 털어 분양받았다는게 골자다.

 

그 이전은 같은 날 보도된 '"상근이부터 산체까지"..유행 따르는 유기견 수난사'라는 기사다. 대형견을 키우는데 마당이 없는 집이라면 키우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외에 사진기사인 '까치의 희로애락','"서로 아픔 달래요"...'수호천사'된 유기견들' 등 그가 댓글을 단 동물 관련 기사들은 꽤 된다.

 

그는 이날까지 총 418건의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사회 모든 분야 이슈에 걸쳐 있다. 댓글마다 항상 새로운 직업을 선보이는 피셔맨의 행각을 눈치 챈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하는 일이 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피셔맨이 쓰는 댓글은 사실과 맞는 내용일까. 동물 분야에 관한한 사실과 다른 글들이 상당하다. 얼핏 보기에 그럴싸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라는 평가다.

 

세관 마약 탐지관을 보자. 우선 17살까지 현역에서 활동하는 탐지견은 없다.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으로 통상 10살 안팎에서 은퇴한다.

 

관세청은 실제 은퇴 탐지견이나 활동에 부적합한 탐지견들을 일반에 분양하고 있다. 탐지견은 자산으로 분류되다 보니 몸값이 매겨지는데 이 몸값이 시중보다 높은 경우가 많아 유상분양은 드물다.

 

그런데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다면 안락사 당한다? 그렇지 않다. 다른 기관으로 관리전환하는 경우도 있으며 몸값이 붙은 경매에서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무료분양으로 넘어간다.

 

만일 무료분양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탐지견훈련센터에서 계속 머무르게 된다. 올해 관세청은 총 9마리의 불용 탐지견의 일반분양 절차를 진행, 6마리를 무상으로 양도했다. 3마리는 센터에서 머무르게 된다. 군견 역시 올해부터 일반분양이 진행되고 있고, 일반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영내에서 살게 된다.

 

사실 수년 전까지 탐지견은 물론이고 군견 역시 은퇴한 뒤 대학이나 각종 실험기관에 양도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 개가 실험용으로 넘어가는 비참한 삶을 살았던 것이 알려 지면서 지금은 원천적으로 그런 기관에 보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지금은 맞지 않는 사실이다. 피셔맨의 댓글은 과거와 현재의 짜깁기에 불과하다.

 

마당이 없는 집에서 살지 않는다면 대형견을 키우지 말라고? 이것은 굳이 분류하자면 충분 조건에 가깝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대부분 아파트나 빌라 주거다. 산책을 자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피셔맨이 동물 관련 기사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은 그만큼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기사를 보고 격한 마음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지 마시길. 얼핏 보기에 그럴싸 해보이지만 따지고 들면 사실과 맞지 않는 것 투성이니.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호감 순위가 올라가 그릇된 정보를 더 퍼뜨리는데 도움을 주는 꼴이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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