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검찰이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가게 고양이를 바닥에 내팽개쳐 죽게한 30대 남성 정모 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동물보호법이 동물학대죄에 정하고 있는 최고 2년 이하 징역에서 6개월 모자란다.
검찰은 5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유창훈 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씨는 지난 7월 13일 이른 아침 경의선 숲길 가게 테라스 화분에 있던 고양이 자두를 잡아 바닥에 수차례 내던지고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물보호법상 학대와 함께 재물손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근처에 있던 이들에 의해 고스란히 녹화돼 공개되면서 수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경찰 체포 뒤 동물학대로는 드물께 구속영장까지 청구돼 큰 관심을 받았으나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정 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공판에서 정 씨는 자신이 사는 고시원에서 가져온 세제를 사료와 섞어 고양이에게 먹이려고 다가갔다가 고양이가 이를 거부하자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또 "평소 경의선 숲길에서 자주 산책을 했는데, 길고양이가 자주 나타나 놀라는 일이 많았고 발을 물리기도 해 길고양이를 싫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고양이를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나,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화가 나 저지른 일이었다"며 "주인이 있는 고양이가 아니라 길고양이인 줄 알고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최후진술에서 "범행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피해자분께도 죄송하다"며 "한 번만 선처해 준다면 이후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정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1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고양이 자두의 주인 측은 "범인은 유튜브로 고양이 학대 영상을 찾아본 사실이 있음에도, 끝까지 우발적으로 인한 동물학대였고, 고양이가 무서워서 했던 행동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제발 재판부에서 동물학대 처벌에 대한 호소를 받아들여 실형 판례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1908명이 입건됐고 그 가운데 3명이 구속기소됐다. 실제 법원 판결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런 가운데 최근 다소 주목할 만한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제주시내에서 훈련을 시킨다면서 자신 소유의 개 두 마리를 차 뒤에 매달고 4킬로미터를 끌고 다닌 50대 남성이 지난달 22일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남성은 방화로 실형을 살고 나온 지 얼마 안 돼 동물학대와 함께 택시기사 폭행과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까지 위반해 이같은 실형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개들이 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동물보호법 위반 역시 실형 선고에 영향을 미쳤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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