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 시절의 퀼티. |
[노트펫] 미국 고양이 보호소에서 다른 고양이들을 탈출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방 탈출 고양이’가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고양이 전문매체 러브미아우가 지난 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얼룩무늬 새끼고양이 ‘퀼티’는 미국 텍사스 주(州) 휴스턴 시(市) 소재 안락사 없는 보호소 ‘프렌즈 포 라이프’에 들어올 때부터 자유를 사랑하는 영혼이었다.
퀼티는 어릴 때 입양됐지만, 첫 주인이 전근을 가면서 퀼티를 데려갈 수 없었던 탓에 파양됐다. 프렌즈 포 라이프가 다시 퀼티를 받아줬고, 퀼티는 보호소에서 ‘탈옥수(?)’ 고양이로 성장했다.
방 탈출 기회를 엿보는 퀼티의 매서운 눈빛. |
프렌즈 포 라이프의 제니퍼 홉킨스 홍보담당자는 “어느 날 아침 보호소에 왔더니 고양이 방문이 열려있었다”며 “당연히 방안에 있던 고양이들이 보호소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 녀석은 접수창구 컴퓨터 마우스패드에 소변을 봤고, 다른 녀석은 기부함에 큰 볼일을 봐서 직원들이 대청소를 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고양이들을 다시 방으로 들여보내는 것은 난제였다. 직원들이 습식 사료캔을 따서 꾀어낸 다음에야 고양이들이 방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는 보호소에서 누가 이 난장판을 만들었을까? 결국 프렌즈 포 라이프는 탈옥 주범 검거에 나섰다. 고양이들이 도대체 어떻게 방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로비와 고양이 방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영상을 확인했다.
"믿을 수 없다옹! 정말 이러기냐옹!" 직원들이 빗자루와 노끈으로 고양이 방문을 잠갔다. |
범인은 퀼티였다! 고양이 방문에 달린 문고리가 레버형 손잡이인데, 퀼티가 그 손잡이를 당겨서 문을 열어 모든 고양이들을 탈출시킨 것. 그동안 아무 문제없었지만, 퀼티 때문에 보호소는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직원들은 머리를 쥐어짠 끝에 빗자루와 노끈을 이용해서, 고양이 방문에 이중 잠금장치를 하기로 했다. 효과가 있었고, 고양이들은 고양이 방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퀼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문을 바라봤다.
"이봐옹! 나 좀 나가자옹!" |
하지만 방문객이 많은 보호소 특성상 이 대책은 한계가 있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틈을 타서 퀼티는 수차례 방을 탈출해서 로비로 나왔다. 퀼티는 주로 어리숙한 자원봉사자들을 노려서, 탈출 기회를 얻었다. 문이 열리면, 퀼티는 어김없이 다른 고양이들을 탈출시켰다.
마침내 두 손을 든 직원들은 퀼티를 위해서 어린이용 잠금장치를 구입하기로 했다. 처음 산 잠금장치는 기묘하게도 소리 소문 없이 분실됐고, 2번째 산 잠금장치를 달자 바로 효과가 있었다.
낮잠 자는 퀼티. 잘 때는 천사 같은 고양이다. |
이제 방에 갇히게 된 퀼티는 ‘방 탈출’ 대신에 문가에서 낮잠 자기를 취미로 삼았다. 깔개나 수건을 가져와서 이불 삼아 덮고 잔다고 한다. 간혹 어리숙한 자원봉사자를 만나면 탈출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홉킨스는 “문 열기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라며 “퀼티는 옛 주인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집 밖으로 나가서, 옛 주인이 계속 퀼티를 확인하곤 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퀼티는 왜 그렇게 다른 고양이들을 탈출시키는 걸까? 직원들은 아마도 퀼티가 고양이들로 붐비는 방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짐작했다. 자유를 사랑하고, 문도 잘 여는, 영리한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면 퀼티가 바로 적임묘(?)인 셈.
퀼티의 이야기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알려지면서, '#퀼티에게 자유를'이란 해시태그와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등장했다. 누리꾼들이 퀼티를 입양하겠다고 나서면서 조만간 퀼티가 자유를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래는 퀼티의 검거 동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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