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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양심이 없다

KAHA엑스포 보호자 세미나②

개의 특성 이것만은 알자.."의인화는 곤란"


22일부터 23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동물건강의료박람회(KAHA EXPO)가 개최됐다. 박람회에서는 특히 각 분야 전문 수의사들이 일반 보호자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강의 내용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개에게 간식을 줬다. 그런데 개는 또 간식을 달라고 조른다. 보호자는 이것을 보고 "너는 양심도 없냐"고 한다. 그런데 개는 원래 그런 동물이다.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동물이다. 그러니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이봉희 하스페탈동물병원장이 진행한 '우리집 막내, 반려견에 대해 알아봅시다' 강의 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봉희 원장은 개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특히 개를 의인화하지 말것을 주문했다. 그렇다면 개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1. 사회성이 높다

 

무리의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무리 속에서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며 무리가 만든 규율을 따른다.

 

그렇다면 무리생활은 어떤 것일까. 엄격한 서열사회이며 규율이 있고 리더를 따라야 한다. 알파늑대(대장늑대)가 사냥을 주도하고 먹이도 분배한다. 또 늑대무리에서는 리더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보호자 역시 무리의 리더로서 리더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2. 리더가 필요하다

 

개는 사람을 리더로 정했다. 리더가 되지 못한다면 개는 혼돈에 빠지고 여러 문제 행동을 일으키게 된다. 그렇다고 보호자가 반드시 공포스러울 필요는 없다.

 

늑대들끼리도 그렇게 위협적인 제압은 하지 않는다. 심하게 장난치거나 할 때 부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살짝 와서 으르렁 하는 정도로 상황을 정리해줄 뿐이다. 특히 늑대들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힘을 얼마나 쓰느냐를 배우는 과정이며 상대방의 반응을 떠보는 행위다.

 

사람들은 개를 다루면서 배를 뉘여 놓고 누르거나 주둥이를 꽉 잡고 있으면 복종할 것이라 생각했다. 늑대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 탓이다. 그런데 늑대는 그처럼 지배적인 행동을 통해 지배하지 않는다.

 

조사해본 결과, 자발적으로 하는 행동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하는지 반응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음식이나 소유물, 배우자에 대해 위협을 받았을 경우에도 겁을 줘서 쫓아 내는 것으로 족했다.

 

이처럼 늑대조차도 강압적으로 상대를 교육하지 않는다. 10년 전만해도 강압적인 행동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믿었으나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의 본능을 이해하고, 긍정강화에 입각하여 바른 예절교육을 시킬 책임과 의무가 있다.


3. 도덕성이 없다. 이기적이다

 

개는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동물이다. 보호자가 흔히 "얘는 양심이 없다"고들 한다. 간식 먹고 또 간식을 달라고 하고, 똥을 잘못 싸놓고도 간식을 원한다.

 

개는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행동을 하면 간식이 오더라' 하면 또같은 행동을 한다. 그러니 무시하는 것이 좋다. 양심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양심을 요구하지 말고 강아지와 어떻게 리더십을 갖고 교육할지를 생각하라.


4. 의사소통의 수단, 후각>시각>청각


개는 사람의 10분 1 정도 크기 뇌를 갖고 있다. 개의 후각 세포는 사람보다 세 배 정도 크고, 후각수용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사람이 600만개인데 비해 개는 무려 2억5000만개에 달한다. 사람 후각 능력의 10만배 정도 뛰어난 셈이다.


개는 길에서 냄새를 맡고 냄새를 통해 근처에 암컷, 수컷이 몇마리 있는지, 혹은 발정난 개들이 있는지 안다고 한다.


후각이 제일의 의사소통 수단인 셈인데 산책길에 냄새를 킁킁 맡는다고 끌어당기면 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개 입장에서는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 못하게 하는 것이므로, 충분히 냄새를 맡을 기회를 줘야 한다.


후각능력을 갖고 암을 진단하기도 한다. 소변 냄새만 갖고 찾아내기도 한다. 미국 임상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시각적으로는 바디 랭귀지를 활용한다. 자세 낮추거나 꼬리 흔들거나, 으르렁 거리거나 깨갱거리는 등.

 

5. 보금자리와 배설하는 곳을 구분한다

 

개도 자신의 영역과 공간이 필요하다. 또 보금자리와 배변놓는 곳을 구분할 줄 아는 동물이다. 배설하는 곳과 쉴 수 있는 곳을 따로 분리해줄 필요가 있다.


6. 일반화가 어렵다

 

개는 시간과 공간 개념이 없다.

 

한 보호자가 겨울에 계단에 오줌과 변을 누게 했더니 그 개는 계속 그 자리에서 배변을 봤다. 그런데 봄이 되어 계단에서 누게 했더니 자꾸 실수를 하고 다른 곳을 찾아 다녔다.

 

사람은 계단에서 배변을 본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 개는 겨울의 눈 위에서 배변을 봐야 한다고 인식했던 것이다. 봄이 돼서 눈이 없어지니 자꾸 응달의 눈과 얼음 쌓인 곳을 찾아 다니느라 실수를 했던 것이다.

 

보호자가 항상 실수의 원인을 찾고, 다시 가르쳐줘야 한다. 집에서 잘하더니 밖에서 못하고, 훈련소에서 잘하더니 집에 와서는 못하는 애들이 있다. 이것은 당연하다, 개는 일반화를 못하기 때문이다.


7. 개들의 언어

 

보호자가 개들의 언어에 대해 알면 여러 모로 편하다. 특히 개와 고양이는 언어가 다르다. 똑같은 행동이라도 개는 좋아하는 행동인데 고양이는 싫어하는 행동일 수 있다. 이것은 개와 고양이가 서로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8. 포식동물이다

 

개는 포식동물이다. 포식의 단계를 보자.

 

①포획 대상의 소리를 듣고, 보고, 냄새를 맡는다 ②조용히 다가가고, 살며시 따라가고, 뛴다. ③포획물이 앞에 있으면 발로 움켜쥐고, 잡고, 물고, 흔든다. ④떨어 뜨리고 죽인다. 절단한다. 먹는다

 

보호자 입장에서 문제행동처럼 보일 수 있는 행동도 이런 특성에 따른 당연한 행동일 수 있다. 본능적인 행동이므로 완전히 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어떻게 응용해서 교육에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던지면 점프해서 물거나 다시 가져오는 독스포츠 프리스비는 이런 본능을 활용한 교육 중의 하나다. 특히 이런 포식본능은 요즘 양성강화를 강조하는 훈련에 잘 활용되고 있다.


이봉희 원장은 "개는 경의나 배려를 받을 만한 충실한 반려동물"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도덕성이나 분별력이 없으며 사람과 동일한 감정을 가진 동물이 아니다"며 "사람 사회에 섞여 살 수 있도록 사회화 과정을 겪도록 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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