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단속한 불법 개도축 현장. 전기꼬챙이를 사용했고, 다른 개들도 곁에 있었다. |
[노트펫] 개 전기도살 재판이 다시 대법원으로 가게 됐다. 개 식용업자들이 파기환송심 판결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7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 전기도살의 피고 이모씨는 '억울하다'며 대한육견협회와 함께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1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두)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이모씨에 대해 벌금형 100만원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돼지농장을 하다 개 사육농장을 해온 이씨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자신의 농장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를 개 입에 갖다대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도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 해 평균 30여 마리를 그런 방식으로 도살했다.
파기환송심이 이모씨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으로 사실상 실제적인 처벌을 면해줬음에도 피고측이 대법원에 다시 상고한 것은 판결에 따라 개 도축이 사실상 봉쇄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식용을 위한 개 도축은 대부분 이모씨의 경우처럼 전기도살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한 언론에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전기도살이 가축 도축에서 제일 보편적으로 쓰이다 보니 개도 99%는 전기도살을 한다"는 대한육견협회 관계자의 말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 전기도살이 동물보호법상 위반, 즉 '학대'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은 개 도축 관행에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법원이 개 전기도살에 무죄를 선고한 1, 2심 결과를 뒤집은 뒤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 개 농장과 보신탕 식당 운영자 등이 변호사 선임비용을 지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카라는 "언론은 이번 판결로 사실상 '개 식용'과 '개 도살'이 설 길이 없어졌다고 판단한다"며 "불법 개 전기도살, 그리고 '개 식용' 산업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상고했지만, 카라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과 함께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대응할 예정"이라며 "개 전기도살 사건 재판의 경과와 의미를 짚어보고 계속해서 불법 개 전기도살에 대해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개 식용업계는 재상고심에서 이모 씨가 행했던 도축 방법이 업계에서 전반적으로 쓰는 전기도살 방법이 아닌 잘못된 방법에 의한 것이었으며, 법이 정한 전살법에 의한 도축은 합법이라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이 종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가운데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개의 인도적 도축 방법에 대한 연구는 진행됐거나 되고 있는 것이 없어 인정될 지는 미지수다.
우리 재판 제도상 재상고된 사건이 대법원에서 다시 파기환송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실에서 재차 파기환송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재상고 재판이 개 전기도살에 대한 마지막 재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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