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사랑하는 집사가 세상을 떠난 뒤 먹지도 마시지도 않던 고양이는 그의 묘소를 찾아 애도의 시간을 가진 뒤 기력을 회복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중국어신문 월드저널은 집사가 세상을 떠나자 식음을 전폐한 고양이 람보의 사연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역에서 살고 있는 남성 파딜 라이한은 지난해 9월 고양이 람보와 가족이 됐다.
아버지의 지인이 무턱대고 데려와 맡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살게 된 것이다.
당시 파딜의 아버지는 람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사람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람보는 그런 아버지를 졸졸 쫓아다니며 애교를 부렸다. 심지어 고양이 음식을 사러 나갈 때조차 따라 나섰다.
그렇게 서서히 가까워진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이후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고양이 돌보는 방법을 꼼꼼하게 알려줄 정도로 애묘인이 됐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초 몸이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했던 파딜의 아버지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상을 치르는 동안 람보는 정신없이 집 안팎으로 뛰어다녔다. 평소 차분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람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이에 파딜은 녀석을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았다.
수의사는 탈수현상으로 체온이 올라가고 체중도 줄었다며 이틀 동안 병원에 입원을 시키는 게 좋겠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람보의 상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수의사는 집사를 잃은 슬픔 때문인 것 같으니 묘소에 데려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그렇게 파딜은 가족들과 함께 람보를 데리고 아버지의 묘소 앞을 찾았다.
가족들이 기도를 하는 사이 람보는 가만히 앉아 묘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녀석은 어쩐지 슬퍼보였다.
그렇게 아버지를 추모하고 돌아온 날부터 람보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식욕을 되찾았고 이전처럼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녀석은 가족들에게 먼저 장난을 치기도 하면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파딜은 "람보를 보면서 동물도 인간과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며 "단지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있다면 동물들에게도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주길 바란다"며 "그러면 사람도 그렇듯 동물들도 점점 괜찮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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