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에 화상을 입구 구조된 코알라 빌리. |
[노트펫] 불에 탄 나무에 매달려 네 발에 모두 화상을 입은 코알라가 구조된 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국 동물 전문매체 더 도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코알라 ‘빌리’는 오스트레일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州) 애들레이드 힐스 산불 폐허 속에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네 발 모두 화상을 입은 채 그을음투성이였다. 사람들이 빌리를 나무에서 떼어내자, 빌리는 크게 울었지만 이내 안도했다.
코알라 구조단체 ‘1300 코알라즈’가 빌리를 맡아, 치료했다. 수의사가 빌리의 네 발에 모두 붕대를 감은 탓에, 빌리는 다시 나무를 탈 수 없어서 우울해보였다.
1300 코알라즈의 루시 프랜시스는 “우리가 코알라를 돌보기 위해 만든 일반 보호구역에 빌리를 넣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주방에 임시변통으로 빌리를 위한 거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빌리는 이제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먹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
주방에 울타리를 두른 후 캠핑용 매트리스를 깔고, 빌리가 기댈 수 있게 베개를 세워줬다. 유칼립투스 나뭇잎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빌리를 위해서 프랜시스는 빌리의 식단에 영양식과 비타민을 추가했다.
그러나 가장 큰 어려움은 야생 코알라의 신뢰를 얻는 일이었다. 프랜시스와 남편 애덤은 물집이 잡힌 발과 화상 부위에 연고와 크림을 발라줘야 했다. 그래서 부부는 빌리를 치료하기 전에 조용히 말하고,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빌리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했다.
프랜시스 부부는 빌리가 자연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면서도, 그날이 오면 섭섭할 것 같다고 한다. |
놀랍게도 빌리는 부부는 믿어줬다. 물론 꼬리뼈 화상 부위에 크림을 발라줄 때면, 뒷다리로 부부의 손을 꽉 잡고 고통을 표현하기는 했다. 이제 빌리는 많이 좋아져서, 자연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프랜시스는 “어서 빨리 빌리가 완전히 회복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언젠가 빌리를 크고 아름다운 유칼립투스 나무에 놓아주면, 우리 집과 우리 마음에 빌리가 남긴 큰 구멍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네 발에 화상을 입은 수컷 코알라 제레미. |
한편 미국 팩트체크 웹사이트 ‘스놉스’가 지난 2015년 오스트레일리아 산불 현장에서 구조한 수컷 코알라 ‘제레미’의 2도 화상 치료 사진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되면서, 현재의 사진으로 잘못 알려졌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 해양·야생연구구조단체(AMWRRO)가 5년 전 1월 페이스북에 공유한 사진이다. 제레미가 엎드려서 화상을 입은 네 발을 치료 중이다. 코알라들은 산불 현장에서 불에 탄 나무를 붙잡고 있다가, 발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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