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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준비한 방어막 난방텐트 무용지물 만든 '등반천재' 아깽이

 

[노트펫] 아깽이가 손발을 깨물지 않도록 교육하기 위해 방어막으로 난방텐트를 준비한 집사는 곧 그게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창 활발한 나이인 아깽이 '하쮸'의 집사 H씨는 최근 난방텐트를 펼쳤다.

 

넘쳐흐르는 에너지와 간질거리는 이빨을 주체하지 못하는 하쮸가 H씨의 손발을 물어대는 통에 방어막으로 준비한 것이다.

 

이렇게 셀프 감금을 하면 하쮸로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난방텐트 밖에서 투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는 난방텐트 뒤로 보이는 검은 그림자. 하쮸는 발톱을 세우고 난방텐트를 등반하기 시작했다.

 

집념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간 하쮸는 안에 들어 있는 집사를 향해 빨리 나오라는 듯 냥냥펀치를 날렸다.

 

자신을 피하겠다고 난방텐트 안으로 숨은 집사가 몹시 괘씸했던 모양이다.

 

[H씨 : 여전히 난방텐트 오르기를 즐기는 하쮸는 종종 천장에 있는 그물망을 통해 침대에 누워 있는 저를 관찰하곤 해요.]

 

"고작 이 정도로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옹!"

 

집사와 함께 있고 싶어 난방텐트를 오르는 하쮸는 작년 10월 H씨의 집주변에서 발견된 길냥이다.

 

엄마도 없이 홀로 삐약삐약 울고 있던 생후 1개월 차 아기 고양이 하쮸.

 

"한눈에 보는 순간 나의 집사구나라고 생각했다냥!"

 

H씨는 마음 한켠으로는 안타까워하면서도 혹시나 가족이 있지 않을까 하여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전히 같은 자리에 홀로 있던 하쮸는 다짜고짜 H씨를 졸졸 따라왔다.

 

[H씨 : 밖으로 내보내도 다시 들어오고 급기야 제 다리에 아등바등 매달려서 우는데 그게 키워! 키우라고!로 들렸어요.]

 

그렇게 집사 간택을 당한 H씨는 처음 보는 자신을 믿어 준 하쮸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집사도 집도 아주 대만족!"

 

그렇게 집냥이가 된 하쮸는 매우 활발하고 호기심 많은 고양이로 성장했다. 특히 사냥에 소질이 있다고.

 

"사냥을 하는 동안은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옹!"


하쮸의 사냥 대상은 장난감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H씨의 손발과 물건들도 해당됐다.

 

음료를 마시기 위해 준비한 빨대를 훔쳐가 피리부는 냥이로 변신하기도 하고.

 

"랜선 집사들을 홀리는 나는 피리 부는 냥이~"

 

전자기기 먹방을 선보이며 손수 하쮸 에디션을 만들어 주기도 한단다.

 

[H씨 : 그 밖에도 막 뜯는 새 스타킹을 신나게 가지고 놀기도 하고 라면 물 올려 놓고 잠깐 한눈 판 사이 수염을 태워 먹기도 했어요.]

 

바로 발견해서 다행이라며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는 H씨.

 

"아직 궁금한 게 많아서 그러니 용서해 달라냥~"

 

이렇게 눈코 뜰 새 없이 말썽을 부리는 하쮸이지만 그 모든 것들이 H씨에게는 소중한 추억이라고 한다.

 

하쮸가 처음 보는 자신을 따라 온 이유도, 침대에서 잘 자다가도 굳이 책상에 앉아 있는 자신의 무릎으로 올라와 자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는 H씨.

 

"앞으로도 나랑 쭉 함께 하기로 약속~"

 

H씨는 "내가 샤워를 하고 나오면 꼭 발등에 묻은 물기를 핥아주고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을 주는데 누나는 네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어"라며 "너에게 신뢰받고 사랑받기에 누나는 한참 모자란 것 같거든"이라고 말했다.

 

"하쮸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hazzuu_(클릭)'로 놀러 오라냥!"

 

이어 "완벽한 집사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줄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함께하자"라며 "하쮸야. 너의 무게와 온기가 나를 위로해주었던 날들만큼 고맙고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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