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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차이

[노트펫] 생선은 맛도 좋고 영양까지 풍부하다, 하지만 물밖에 나오면 쉽게 상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냉장시설이 없던 과거 선조들은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지혜를 발휘했다. 그래서 개발된 장기 보관법은 두 가지였다. 소금을 치는 염장법과 바람과 함께 말리는 반(半)건조법이다.

 

바닷가는 생선을 건조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생선이 풍부하고, 일조량도 많고, 해풍이라고 불리는 바람도 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바닷가 사람들은 제철을 맞은 생선들을 빨랫줄이나 그물망에 널어서 말려 먹었다. 이는 바닷가만의 독특한 식문화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린 생선은 장기 보관에도 용이하다. 또한 덤으로 풍미도 뛰어나다.

 

재래시장에서는 바람의 힘으로 말리는 반건조생선들을 여전히 판매하는 어물전들이 있다. 2018년 1월 촬영

 

그런데 손실 없이 생선을 식탁까지 옮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성가신 존재는 갈매기 같은 물새들과 배고픈 길거리의 고양이들이다. 그래서 바닷가 사람들은 중간에서 생선을 가로채는 이들을 도둑이라고 불렀다.

 

생선을 주식으로 삼는 갈매기들에게 바닷가에 널린 생선들은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이들은 배를 채우기 위해 본능에 이끌려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도둑갈매기라는 오명(汚名)까지 뒤집어쓰기도 했다.

 

그런데 도둑갈매기라는 별도의 새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혈연적으로 우리나라 바닷가에 사는 갈매기와는 다른 새들이다. 도둑갈매기는 도둑갈매기속이라는 별도의 속에 속하는데, 행동도 이름에 걸맞게 한다. 다른 동물들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새끼들이나 알을 즐겨 먹는다. 이 정도면 도둑이 아니라 유괴 전문 갈매기인 셈이다.

 

그렇다고 도둑갈매기가 갈매기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도둑갈매기도 갈매기와 같은 도요목에 속한다. 결론내리면 도둑갈매기와 갈매기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친척이다.

 

어릴 적 필자의 집은 바닷가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래서 동네에는 생선을 말리는 집들이 많았다. 이웃들은 호시탐탐 생선을 노리는 고양이들만 보면 상당한 경계를 했다. 그래서인지 당시 주민들은 고양이를 보면 그냥 고양이라고 부르지 않고 꼭 그 앞에 도둑이라는 접두어를 붙여서 불렀다.

 

사진 속의 가자미는 1970년대 남해안 바닷가에서 가장 많이 말려 먹던 생선 중 하나였다. 가자미는 구이가 제격이다. 2011년 촬영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그런 바닷가 마을들은 현대식 아파트가 되었다. 이제는 과거 살던 집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고향 마을 그 어느 곳에서도 생선을 말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그곳 주민들은 더 이상 거리의 고양이들에게 도둑이라는 접두사를 붙여서 부르지 않는다.

 

간단하다. 도둑질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가치중립적으로 길에서 사는 고양이라는 뜻을 가진 길고양이라고 부를 뿐이다. 개인적으로 길고양이보다 추억이 어려 있는 도둑고양이라는 말에 더 많은 정감이 간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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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3건

  •  삼순이 2020/02/06 17:46:43

    답글 3

  •   2020/02/06 20:45:44

    답글 1

  •  메종드메르 2020/02/11 20:32:09
    도둑고양이라는 단어를 쓰는 자체가 냥이의 생태를 전혀 모르고 쓰는

    답글 9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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