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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에게 GPS 달았더니`..고양이 사생활의 비밀 드러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 시에 사는 고양이 치카(왼쪽)와 치카의 GPS 기록(오른쪽).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 시에 사는 고양이 치카(왼쪽)와 치카의 GPS 기록(오른쪽).

 

[노트펫] 집고양이에게 위성항법장치(GPS) 추적기를 달았더니, 집고양이 925마리의 사생활이 드러났다.

 

GPS를 활용한 집고양이 연구가 집고양이의 행동반경이 집에서 100m 이내로 좁은 데 반해, 집고양이가 작은 동물에게 다른 맹수보다 더 2~10배 큰 타격을 입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미국 CNN방송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4개국 공동연구진은 지난 11일 ‘애니멀 컨서베이션’지(誌)에 논문 ‘반려동물 고양이들의 작은 행동범위와 큰 지역생태계 영향’을 실었다.

 

연구진은 도시와 시골 집고양이의 행동반경을 추적하기 위해서 6개국 집고양이 925마리에게 한 주간 작은 GPS 무선송신기 목줄을 달아서 실험했다.

 

집고양이의 행동반경은 당연히 야생고양이나 야생동물보다 좁았고, 특히 연구진의 예상보다 좁았다. 집고양이는 집에서 평균 약 328피트(약 100m) 반경까지 돌아다녔다.

 

수컷이 암컷보다,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고양이가 받은 고양이보다, 어린 고양이가 늙은 고양이보다, 시골 고양이가 도시 고양이보다 더 광범위하게 돌아다녔다.

 

주요저자인 롤랜드 케이스 노스캐롤라이나 자연과학박물관 동물학자는 “이 고양이들이 얼마나 조금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놀랐다”며 “대부분이 집 마당에서 100m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먹이와 짝짓기의 동기부여 없이는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집순이, 집돌이에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양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게으르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 시에 사는 검은 고양이 마르코.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 시에 사는 검은 고양이 마르코.

 

그러나 집고양이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좁은 행동반경에 비추어 볼 때 놀랍도록 컸다. 케이스 동물학자는 “집고양이들이 야생동물에게 야생의 포식동물보다 2~10배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집고양이는 100에이커(0.4㎢)마다 평균 14.2~38.9마리를 사냥했다. 이는 고양이 한 마리가 매달 3.5마리의 작은 야생동물을 죽이는 셈이다.

 

집고양이는 고양이 사료를 먹기 때문에 야생동물보다 사냥을 적게 한다. 하지만 집고양이의 행동범위가 좁고, 고양이들이 밀집해서 살기 때문에 그 범위 내 먹잇감에게 충격이 집중된다는 점이 문제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일부 지역에서 새와 작은 포유동물 수가 급감하는 일이 벌어진다.

 

케이스 동물학자는 “우리는 고양이들이 많은 동물을 죽인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일부는 북미 고양이들이 매해 야생동물 100억~300억마리를 사냥해서 죽인다고 추정한다”며 다만 “우리는 그것이 벌어지는 구역이나 자연에서 벌어지는 것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인지를 모른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서 주머니여우(Brushtail possum)가, 북미 지역에서 토끼와 설치류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따라서 집고양이를 집에서만 기르는 것이 야생동물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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