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충남 홍성의 아파트 주변에서 발견돼 보호소에 입소한 강아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
[노트펫] 코로나19가 동아시아를 할퀸 뒤 유럽, 미주 대륙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도 멈출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개발도상국가로 확산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사람 사회에서의 인명과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일부 국가에서는 개, 고양이 등 확진자와 함께 살던 반려동물도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가 확인되면서 반려동물 유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외국에서 주로 제기되고 있는 유기동물 대란에 대한 우려, 우리나라는 어땠을까요? 실제로 코로나19가 우리나라 유기동물의 폭발적인 발생을 일으키거나 반환(주인이 찾아감)과 입양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까요?
다음은 4월18일 기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제공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유기동물 조회 서비스'로부터 최근 3년간, 각 연도의 1월1일부터 4월 17일까지의 유기동물(개) 관련 통계를 추출한 것입니다.
국내에서 코로나 19 확진자(사람)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입니다. 그리고 홍콩에서 최초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확인된 반려견이 보고된 것은 3월 초의 일인데요.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유기동물(개)의 발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월별 유기동물의 발생추이에는 큰 영향이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반려동물 감염 보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유기동물 대란'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유기동물의 반환(주인이 찾아감)이나 입양률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요? 그렇지도 않아 보입니다.
2020년 3월의 경우 아직 입소한 동물들이 보호소 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속단하기 이르지만, 다른 해의 월별 통계와 비교해보더라도 코로나 19 사태가 유기동물의 반환율이나 입양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4월의 경우 아직 공고기간 10일이 끝나지 않은채 있는 개와 고양이가 대부분이어서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4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서구권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2월에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4월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날도 있어 무척 고무적입니다.
방심하면 언제든 바이러스는 다시 확산할 수 있기에 방역의 측면에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만, 서구권 국가들에 비해 먼저 매를 맞은 셈인데요.
결론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과 반려동물 양성 보고라는 악재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반려인들은 굉장히 침착하게 대처한 셈입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의료진의 헌신, 시민의식 뿐만 아니라 반려문화의 성숙도 자랑스러워할 만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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