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좋아하는 고양이 툴라. 치즈는 별로지만, 햄과 닭고기는 언제나 환영이다. |
[노트펫] 내 고양이의 사생활을 알게 될 때, 집사는 고양이의 영악함에 깜짝 놀라곤 한다. 고양이 목줄에 매인 쪽지 덕분에 고양이의 고기 동냥 행각이 집사에게 발각됐다고 스코틀랜드 통신사 데드라인뉴스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양이 4마리를 키우는 영국 초등학교 교사 니콜 클라크(41세)는 주말에 외출을 다녀온 11살 시베리안 고양이 ‘툴라’의 목줄에서 종이쪽지를 발견했다. 쪽지에 파란 볼펜으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레스토랑 직원이 툴라의 집사에게 보낸 쪽지 앞면. |
“이 고양이가 집이 있나요? 2020년 8월 16일.” 그리고 뒷면에 한 줄이 더 있었다. “항상 토비 카버리에 옵니다.” 토비 카버리는 동네 레스토랑 상호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 집사가 갔던 레스토랑이었다.
쪽지 뒷면. 고양이 툴라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집사에게 눈빛으로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
집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집사는 “보아하니 영업금지명령 이후 레스토랑이 다시 문을 열자, 툴라가 레스토랑에 다녔던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햄과 닭고기를 편식하는 고양이 툴라는 고기를 얻어먹기 좋은 곳이 어딘지 꿰뚫고, 레스토랑에 가서 길고양이 행세를 해왔던 것.
집사가 쪽지를 읽는 사이에 고양이 툴라는 고기 동냥 행각이 들통 났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사진에서 고양이는 쪽지를 든 집사를 눈이 동그래져서 바라봤다. 마치 “나는 안 그랬어.”라고 억울한 듯 연기하는 표정이다.
클라크는 지난 17일 잉글랜드 애비 미즈 지역 페이스북 그룹에 툴라가 엄연히 집과 집사가 있는 고양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사진 2장을 공유했다.
그녀는 “우리의 아름다운 고양이가 목줄에 이 쪽지를 가지고 집에 왔다”며 “툴라가 고기를 얻어먹기 위해서 동정표를 사려고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툴라는 매일 밤 우리와 지낸다”며 “툴라를 보살펴준 레스토랑의 손님과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를 남겼다.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딱 걸린 고양이 툴라. 본색을 드러냈다. |
집사는 지난 18일 용기를 내서 레스토랑에 가봤다. 그녀는 “내가 레스토랑에 가보니, 툴라가 테라스 식탁 아래 앉아있었다”고 귀띔했다. 레스토랑 직원들은 “당신이 툴라의 주인이군요.”라고 인사하며, 모두 반갑게 인사했다.
직원들은 매일같이 레스토랑을 찾아오는 툴라를 불쌍하게 여겨서 먹을 것을 나눠먹었다. 그렇지만 툴라가 길고양이라고 보기에 너무 깨끗해서, 혹시 집사가 있는지 알아본 것이다. 그 덕분에 툴라는 더 이상 대놓고 길고양이 행세를 하지 못하게 됐다.
발각되기 전까지 툴라는 집에서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오후에 레스토랑에서 고기 간식까지 얻어먹었다고 한다. 집사는 “툴라는 보통 아침에 집에 있다가, 점심이 되기 전에 가서 저녁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왔다”며 “즉 툴라가 두 끼를 위해서 거기에 머문 것이 틀림없다”고 짐작했다.
툴라의 동냥 버릇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전에도 동정심 많은 노인들 집을 찾아다니면서 고기 샌드위치를 얻어먹곤 했다고 집사는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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