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길고양이 캔디가 새가족을 찾았다. 입양처 모습. |
[노트펫]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종로의 변화를 이끌어낸 동묘길고양이가 평생가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서울시 고양이입양카페에서 지내던 동묘길고양이 '캔디'가 지난달 초 여러 고양이가 있는 다묘가정으로 입양 갔다. 카라는 구조 이후 캔디의 근황과 함께 입양을 홍보해왔다.
캔디는 여느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처음 집으로 이동했을 때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늑한 곳에 숨어서 시간을 보냈다. 입양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다른 고양이들과 즐겁게 잡기놀이도 하며 지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시장 밖으로 끌려나온 모습은 전국적인 공분을 샀다. |
캔디는 동묘시장에서 한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살던 길고양이로 지난 6월 가게에 들어갔다가 올무가 씌워진 채 시장 한복판에 끌려나와 학대 논란을 빚었다. 사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길고양이는 사회적 약자의 표상이 됐다.
올무가 씌워지고 질질 끌려 쫓겨나는 모습이 공분을 사면서 동묘시장 상인들이 동물보호를 약속했고, 동물조례 제정에 조차 미온적이던 종로구청 역시 주민들에게 동물 보호를 적극 홍보하고, 관련 조례 제정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묘시장상인회에서는 동물보호를 약속했다. |
한바탕 소동이 있고 난 뒤 캔디는 청계천 근처에서 구조돼 서울시 고양이입양카페에서 치료와 보호를 받게 됐다. 서울시도 이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공식적으로 캔디를 '피학대동물'로서 구조하고 치료하도록 조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7월 초부터 입양을 추진했지만 아쉽게도 캔디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구조 당시에는 입양 문의가 폭주했지만 공식적으로 공고가 올라간 뒤에는 입양 신청이 뚝 끊겼다는 전언이다.
서울시 고양이 입양카페에서의 캔디. |
그렇게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고, 이러다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무렵 마침내 평생 살 곳을 찾게 됐다. 사건 발생 이후 근 4개월 만이었다.
캔디는 구조 직후 진료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한 암컷'이라 진단해 모두가 암컷인 줄 알고 캔디라는 이름을 붙여줬지만 입양 후 살펴보니 수컷임이 판명됐다. 맨처음에는 임신한 고양이로 알려지기도 했다.
고양이 성별 오감별은 꽤나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 캔디 역시 비슷한 해프닝을 겪은 셈이 됐다. 캔디처럼 수컷 임에도 여성의 이름을 갖고 살아가는 고양이들이 꽤 된다. 물론 캔디는 새가족들이 이름을 새로 지어줄 수도 있다.
다묘가정에 간 캔디는 한달이 지난 지금 다른 고양이들과도 안면을 텄다고 한다. |
카라는 "우여곡절 끝에 가족을 만나기까지 캔디는 무척 고생했다"며 "이제 캔디가 보호자가 있는 고양이라는 사실에 안도한다"고 밝혔다. "캔디의 입양을 축하하고 사랑으로 캔디를 안아주신 가족 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카라는 "캔디는 무사히 살아남아 가족을 만났지만 아직 길고양이들은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비인간동물과 인간동물의 경계를 넘어, 서로를 돕는 이타적인 행위가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회원 댓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