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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반란이 `안락사 위기` 댕댕이 구했다?..하루 만에 수술비 번 견주

생후 2년 6개월 된 아메리칸 불독 반려견 토시는 십자인대 파열로 무릎 수술을 받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출처: 패트릭 델가도]
생후 2년 6개월 된 아메리칸 불독 반려견 토시는 십자인대 파열로 무릎 수술을 받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출처: 패트릭 델가도]

 

[노트펫]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회사 게임스톱 주가 급등락이 월가에서 연일 화제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의 월스트리트베츠 게시판(r/WallStreetBets)에서 시작된 개미들의 반란이 공매도를 주도한 헤지펀드에 큰 손실을 안기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게임스톱 주가가 폭락하면서, 게임스톱에 투자한 개미들은 무정부주의자, 투기세력, 무질서한 무리 등으로 묘사됐다. 그런데 이 범주에서 벗어난 투자자가 있다.

 

견주가 게임스톱 주식에 투자해서 하루 만에 번 돈으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반려견의 수술비 450만원을 마련해, 반려견 목숨을 구했다고 버즈피드뉴스가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패트릭 델가도(33세)는 미국 텍사스 주(州) 북부도시 댈러스와 포트워스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남성이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2살 아메리칸 불독 반려견 ‘사토시 나카모토’로, 줄여서 토시라고 부른다.

 

코인 투자자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사토시 나카모토는 코인 대장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델가도는 반려견 이름을 사토시로 지을 만큼 신금융에 관심이 많다.

 

최근 반려견이 뒷다리에 체중을 싣지 못하고 평소와 다르게 걸어서, 그는 개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다가 나쁜 소식을 들었다. 사람으로 치면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것과 같은 상태여서, 수술하든지 아니면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불독에게 흔한 질환이었다.

 

델가도는 “수의사가 나에게 토시의 무릎 수술을 하려면 최소 4000달러(약 450만원)가 든다고 말했다,”며 “사업이 어려워서 그 돈을 마련할 방법을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보호자 패트릭 델가도와 토시의 즐거운 한때. [출처: 패트릭 델가도]
보호자 패트릭 델가도와 토시의 즐거운 한때. [출처: 패트릭 델가도]

 

그는 “나는 밤새 잠을 잘 수 없었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며 “고펀드미(GoFundMe) 사이트에서 기부 모금을 시작할지 고민했지만, 나는 결코 적선을 바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었는데, 월스트리트베츠 게시판에 들어가서 돈이 될 투자처가 없을까 찾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심경을 “나는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1000달러 좀 안 되는 돈을 긁어모아서 지난달 26일 게임스톱과 영화관 체인 AMC 주식에 투자했다. 그 당시 게임스톱 주가는 97달러 안팎에 거래됐고, 게임스톱에 이어 월스트리트베츠의 목표가 된 AMC는 4달러 84센트였다.

 

다음날 게임스톱 주가가 400달러 가까이 뛰었을 때 그는 게임스톱 주식을 팔았다. 차익 3000달러를 올려서, 1000달러로 4000달러를 만들었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380달러까지 치솟았고, 그 다음날 483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꼭지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하루 만에 정확히 토시의 수술비를 마련한 셈이다. 그는 열흘 뒤 토시의 수술날짜를 잡았다! (버즈피드 기자는 그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 델가도의 주식거래 어플리케이션 스크린샷을 확인했다고 한다.)

 

보호자 패트릭 델가도가 월스트리트베츠 레딧 게시판(서브레딧)에 감사 인사를 올렸다. [출처: 레딧 갈무리 화면]

보호자 패트릭 델가도가 월스트리트베츠 레딧 게시판(서브레딧)에 감사 인사를 올렸다.

[출처: 레딧 갈무리 화면]

 

그는 그날 레딧 게시판에 “내 가장 친한 친구의 목숨을 구해줘서 여러분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오늘 아침 개장 후 나는 주식을 팔아서 십자인대 수술비를 충분히 댈 수 있는 돈을 벌었습니다! 나는 눈물 흘리며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요. 모두에게 감사하고, 행운을 빕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 글에 12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델가도와 토시의 행복을 비는 사람들과 게임스톱을 팔지 말고 보유하라는 사람들로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심지어 그를 대신해서 양도소득세를 내주겠다고 제안한 사람도 있었다.

 

그의 가족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농장을 잃고 파산했다.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서 여섯 가족이 살면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때부터 그는 금융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게임스톱 투자로 그는 인류에게 희망을 봤고, 신뢰를 다시 회복했다고 한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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