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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와일러 공격에 얼굴 열바늘 꿰맨 남성 "살면서 가장 큰 공포..또다른 피해자 안돼"

 

[노트펫] 경기 가평군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다 로트와일러에게 공격당해 크게 다친 남성이 사고 이후 심경을 전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사고 개물림' 특집으로 프로그램을 꾸미고 지난달 말 발생한 로트와일러 물림사고 사건을 다뤘다. 강형욱 훈련사가 피해자 A씨를 찾아가 인터뷰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달 28일 경기 가평군 청평면의 한 산책로에서 비글 반려견과 산책하던 중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에게 공격을 당했다. A씨는 얼굴을 10 바늘 이상 꿰맸고, 손 등 다른 부위도 다쳤다. 함께 있던 반려견 다트 역시 복부와 다리에 공격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

 

사고 이후 피해자가 게시한 얼굴 부상 사진.
사고 이후 피해자가 게시한 얼굴 부상 사진.

 

피해자 A씨는 일주일 쯤이 흐른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사고를 알렸다. A씨는 특히 로트와일러 견주가 A씨가 자리를 피해 차에 갔다온 사이 사라졌다고 분개하면서 견주 수배와 함께 엄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 피해 사진과 함께 올라온 사연이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로트와일러 견주는 경찰에 자수하고 조사에 응했다.

 

A씨는 인터뷰에서 "(다트가)다행히 크게 안 다쳐서..너무 다행이죠!"라며 "(자신은) 지금은 괜찮다. 치료를 계속하다 흉터를 보면 속상할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연을 알리고 방송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서울 불광동에서 발생한 로트와일러의 스피츠 공격 사망 사고를 언급했다. 주인과 스피츠가 산책을 하던 사이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로트와일러가 달려들어 스피츠를 물어 죽인 사건이다.

 

 

A씨는 "사고 발생 3년 전에 같은 사건이 있었다고 들었다. 당시 피해자가 자신이 조용히 넘어가서 또 사고가 생겼다고 했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날까 봐 조용히 안 넘어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가볍게, 단호하게 시작했지만 당시 사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몹시 고통스러웠다.

 

A씨는 "지금도 그때 상황을 떠올리면 너무 무섭다"며 "살면서 제가 느꼈던 공포 중에 제일 큰 공포였던 것 같다.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그날 A씨는 아내, 다트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자신과 다트가 둘이 있을 때 로트와일러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고, 다트를 안아 피하려는 순간 이들을 로트와일러가 덮쳤다.

 

피할 틈이 없었다. 산책로 고랑 같은 데 넘어졌는데 로트와일러의 공격은 집요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로트와일러의 입에 집어넣고 잡아챘지만 로트와일러는 물러서지 않았다.

 

로트와일러 견주가 달려와 한 차례 떼어냈지만 그 역시 감당이 안됐다. 로트와일러 견주가 오고서도 2, 3차례 공격이 이어졌고, A씨는 이 과정에서 얼굴에 부상을 입게 됐다.

 

 

A씨는 "마음 속에선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전혀 뛰어지지 않았다"며 "(로트와일러가) 또 쫓아올까 봐 계속 뒤를 봤다"고 몸서리를 쳤다. 또 "그 당시엔 다트를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로트와일러 주인의 입장도 전해졌다. 로트와일러 견주는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사람도 없고 늦은 시간이라 목줄이랑 입마개를 풀어줬다. 그런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A씨와 반려견이) 다친 사실을 지인에게 듣고 경찰에 연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이후) 절대 도망가지 않았고 피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로트와일러는 계속 키울 생각이다. 잘못은 제가 했지 개가 잘못했겠느냐. 제 잘못으로 일어난 사건이라 제가 반성하고 제가 비난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 통화에 응했다. 자신 역시 자기 개가 그런 사고를 낼 줄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로트와일러의 기질평가를 통한 조치를 언급했던 강형욱 훈련사는 "로트와일러는 한 40kg 정도 되는데 드웨인 존슨 같이 키 크고 근육 많은 사람도 못 막는다"고 말했다. 헐리웃 배우인 드웨인 존슨은 키 195.5cm에 몸무게 117.9kg에 달하는 프로레슬러 출신의 영화배우다.

 

그는 "개들은 가장 약한 대상을 정확하게 찾는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사건"이라며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같은 피해를 당했을 것이라고 맹견의 위험성을 재차 경고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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