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다리, 기다란 몸통, 귀여운 얼굴의 닥스훈트(Dachshund)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애견이다. 그런데 닥스훈트는 원래 애완견을 염두에 두고 개량된 견종이 아니다. 이 개의 원래 용도는 사냥개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닥스훈트는 독일이 고향이다. 닥스는 오소리, 훈트는 사냥개를 뜻하는 독일어다. 즉, 닥스훈트는 오소리 사냥개다.
지금은 애완견으로만 그 용도가 한정된 개지만, 오랜 기간 동안 닥스훈트는 독일을 포함한 중부 유럽에서 유명한 후각형 하운드였다. 물론 닥스훈트가 오소리만 사냥하는 것은 아니다. 오소리처럼 굴을 파고 사는 여우, 토끼 같은 작은 동물들도 곧잘 사냥했다.
여기서 잠깐 후각형 하운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후각형 하운드는 이름 그대로 예리한 후각을 이용하여 사냥감을 찾아서 잡는 사냥개들이다. 따라서 이 개들은 스피드 보다는 끈질김과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블러드 하운드, 폭스 하운드, 비글 등이 대표적인 후각형 하운드라고 할 수 있다.
후각형 하운드와 다른 방식으로 사냥하는 개들도 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하여 사냥감을 잡는 시각형 하운드들이 있다. 살루키, 그레이 하운드, 보르조이 등 늘씬하고 긴 다리를 가진 특징이 있는 사냥개들이 여기에 속한다.
닥스훈트의 구체적인 사냥 방법을 설명해 보겠다. 먼저 닥스훈트는 예민한 후각을 이용하여 사냥감을 추격한다. 그 결과, 작은 사냥감들은 닥스훈트를 피해 굴속으로 숨게 된다.
닥스훈트는 굴 앞에서 큰 소리로 마구 짖어댄다. 닥스훈트는 기다란 몸통과 짧은 다리를 이용하여 사냥감이 밖으로 나오도록 직접 굴을 판다. 그러면 굴이 무너질 것이라고 판단한 여우와 같은 사냥감들은 결국 굴을 버리고 밖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닥스훈트가 자기보다 힘세고 빠른 사냥감인 여우, 오소리를 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닥스훈트를 이용한 이런 사냥에는 도망가는 사냥감을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덩치 큰 사냥개들이 뒤따른다.
그 사냥개들은 닥스훈트 때문에 놀라서 굴 밖으로 뛰쳐나온 사냥감을 덮친다. 닥스훈트는 완벽한 몰이꾼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 댓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