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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 사진만 보고 입양 흔쾌히 수락한 수의사

 

[노트펫] 선배의 고양이 입양 요청에 잠시 주저하던 후배는 이 사진을 보고 입양을 약속했다.

 

어미 고양이의 뱃속 엑스레이 사진만 보고도 흔쾌히 입양하겠다고 한 수의사의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 경기도 성남 한 동물병원에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중성화수술을 위해 왔다.

 

갑자기 동네에 나타난 녀석으로 TNR(중성화수술 뒤 방사)을 위해서였다. 길고양이 답지 않게 깔끔하고 순해서 집을 나오거나 버려진 지 그리 오래된 것같지 않아 보이는 녀석이었다.

 

수술에 앞서 검사를 위해 엑스레이를 찍어본 수의사는 깜짝 놀랐다. 엑스레이상 뱃속에 태묘가 있었다. 왼쪽과 오른쪽 사이좋게 두 마리였다.

 

 

길고양이 TNR할 때 보통은 임신한 것을 모르고 수술에 나섰다가 배를 열고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수술 전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보는 수의사를 만난 삼색이 어미와 태묘들은 운이 좋았다.

 

아득해진 머리를 잠시 식힌 수의사는 후배 수의사에게 뱃속 아이들을 입양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엑스레이 사진을 보냈다. 수의 장교로 복무하다 얼마 전 사회에 나온 이 후배가 고양이를 들일 생각이 있다고 한 게 퍼뜩 생각났다. 

 

이 후배가 데려갈 것이라고 확신은 했지만 만의 하나를 대비, '네가 데려가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수술해야 한다. 제발 나 좀 봐주라'라는 식으로 마음에 있지도 않은 협박(?)도 곁들였다.

 

후배는 잠시 주저하는 듯했으나 그렇게 사진만 보고 곧 태어날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기로 약속했다.

 

삼색 어미는 건강한 새끼 고양이 2마리를 출산했다.
삼색 어미는 건강한 새끼 고양이 2마리를 출산했다.

 

동물병원에서 만들어준 분만실에서 몸풀 준비를 하던 삼색이는 약 2주일이 흐른 지난 5일 마침내 출산했다. 치즈태비와 어미를 닮은 삼색이였다.

 

선배 수의사가 보기에 갓 태어난 새끼들은 잘 생긴 편은 아닌 데 이 녀석들은 정말 귀여웠단다. 태어난 지 아직 열흘이 되지 않은 지금 이 녀석들과 어미는 동물병원에서 보살피고 있다.

 

조만간 눈을 뜨고 동물병원 안을 꼬물거릴 이 녀석들. 젖을 떼고 어미와 떨어져도 괜찮을 몇 달 뒤 후배 수의사에게 정식으로 인도된단다.

 

 

어미 역시 다시 길위로 돌아가지 않도록 집사를 찾아줄 생각이란다. 검사상 심장도 좋지 않아 보였고, 심하지 않지만 구내염도 있어 바깥 생활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선배 수의사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이 녀석들을 어찌해야 하나 입이 바짝 말랐다"며 "그저 사진 만 보고도 입양을 약속해준 후배가 고마울 따름"이라고 웃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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