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샨 레누는 고양이 입양을 반대하던 아버지에게 고양이 앤지를 뺏겼다. [출처: 더 캣 게임스 인스타그램]

[노트펫] 세상에 모든 아빠들은 반려동물 입양을 반대하지만, 열 중 아홉은 거짓말인 것 같다. 아들이 고양이가 싫다던 아버지에게 고양이를 뺏긴 과정을 틱톡에서 자세하게 공유했다고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지난 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영국 잉글랜드 켄트에 사는 샨 레누(29세)는 아버지 라즈 레누(60세)에게 고양이를 키우게 해달라고 졸랐지만, 아버지는 번번이 거절했다. 백발의 아버지는 고양이가 싫다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고양이를 집에 들인 순간 바로 마당으로 걷어차 쫓아내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아빠 말 듣는 아들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샨은 엄마의 허락을 받은 후, 아빠 몰래 하얀 고양이 ‘앤지’를 입양했다. 아들은 아빠가 고양이를 내쫓을까봐 노심초사했지만, 아빠의 반응은 우려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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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앤지에게 첫 눈에 반해서, 며칠 만에 샨은 아버지에게 고양이를 뺏길 지경에 이르렀다. 아들은 “사흘인가 나흘 안에 내 고양이가 아빠의 고양이가 됐다.”며 “며칠 후 밤에 귀가했는데, 아빠가 고양이에게 아기에게 말하듯 대화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앤지가 (내 무릎이 아니라) 아빠 무릎에 앉기 시작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빠는 짓궂게 빗자루로 앤지를 그루밍을 해주지만, 치킨 한 점도 앤지와 나눠드실 정도로 사랑을 쏟았다. 정원에 있는 고양이를 집안에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가족도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다.

하루는 아들이 새벽 3시에 집 진입로에서 이틀간 가출한 앤지를 발견하고 데리고 들어오자, 아버지는 속상한 마음에 앤지를 추궁했다고 한다. 어디 갔다 왔는지 아빠한테 말해라, 남자친구가 생겼냐 등 아버지의 진지한 추궁에, 지켜보던 아들은 실소를 터트렸다.

아들은 고양이를 반대하던 아빠에게 고양이를 뺏겼다. [출처: 더 캣 게임스 틱톡]

과묵하셨던 아버지는 앤지 덕분에 180도 다른 사람으로 변하셨다. 술 드셨을 때를 빼고는 말수가 적으셨지만, 앤지와 함께 있으면 수다스러워지셔서 가족 모두 놀랐다고 한다.

아들은 “(내 아빠가) 항상 딸을 원해서, 내가 딸이길 바랐다. 아빠는 고양이를 딸처럼 키우면서, 나보다 고양이에게 더 좋은 아빠가 돼줬다. 나하고 놀아준 적이 없었지만, 고양이와는 놀아주신다.”고 서운해 했다.

더 서운한 점은 앤지도 아들 대신 아버지를 집사로 간택했다는 점이다. 앤지는 방에 아버지와 아들이 있으면, 당연하다는 듯 아버지에게 간다고 아들은 또 서운해 했다. 아들은 영국 제2의 도시 버밍엄에 취직하면서 독립했고, 앤지가 아버지의 고양이라는 사실은 기정사실이 됐다.

고양이도 뺏기고, 아버지의 사랑도 뺏긴 아들은 서운하다.

무뚝뚝한 아버지는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무뚝뚝하게 설명했다. 아버지는 “나는 전에 고양이들을 싫어했다. 사람들 집에 방문했을 때 고양이가 가까이 오는 게 싫어서 그 집에서 나가버리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모두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들은 틱톡에 캣 게임스란 계정을 만들어서, 아버지의 변화 과정을 공유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틱톡에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됐다. 게시 11일 만인 2일 현재 조회수 580만회를 기록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네티즌들은 자신의 아빠와 같다며 깊이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몇몇 아빠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아빠가 이렇다.”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티즌도 “내 이론은 이렇다. 반려동물들이 배운 적 없지만 부모님의 내면 아이를 격려해서 실제로 치유하는 것 같다.”고 추측하자, 샨 레누는 “내 아빠는 마음 깊은 곳에 아이가 있고, 술 취하시면 더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