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라는 동물은 사람들과 비교적 친숙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의 여자 주인공인 웅녀도 사람이 되기 전에는 곰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친숙한 곰에 대해 사람들은 약간 잘못된 인상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곰은 겨울만 되면 동굴 같은 곳에 들어가서 수개월 동안 먹지도 않고, 깨지도 않고 겨울잠 또는 동면(冬眠)이라고 부르는 긴 잠을 자는 미련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동물원의 곰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이런 인상을 심어주게 만든 겨울잠을 곰은 왜 잘까? 가장 큰 이유는 겨울이 되면 먹잇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곰은 부족한 먹이를 해소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자신의 신체에 필요한 기초대사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동절기 생존 방식을 정한 것이다.

따라서 곰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가을이 되면 먹잇감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먹어 두어, 자신의 신체에 지방 형태로 영양분을 축적한다.

아이들이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가득 저금하여 나중에 은행에 저금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곰은 그렇게 자기 뱃속에 온갖 음식물을 가득 채워둔다.

그런데 도심 속 동물원을 겨울에 가보면 사람들의 상식을 깨는 행동을 곰은 한다. 동물원 곰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고,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아주기 때문이다.

왜 동물원의 곰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동물원의 곰들은 겨울잠을 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육사에게 먹이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동물원의 곰은 겨울이 되어도 야생의 곰과는 달리 먹이가 전혀 부족하지 않다.

동물원의 곰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야생의 곰들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한 번도 깨지 않고 계속 잠을 잘 수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야생 상태의 곰들도 겨울잠을 자는 동안 간혹 깨어나서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암컷들은 그 기간 중에 새끼를 낳고 수유를 하는 상황도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곰은 자신이 겨울잠을 자는 곳 인근에서 심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여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판단될 경우, 곰은 재빠르게 다른 곳으로 몸을 옮기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곰은 결코 경계심이 없이 수개월간 잠만 자는 미련한 동물이 아니다. 오직 사람만이 곰을 미련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