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전국의 길고양이단체들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 실시 요령' 개정에 전면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실시 요령 개정안이 오로지 민원 해결 만을 위한 비인도적이고 공존의 가치를 훼손하는 졸속 탁상 행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은 1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행정예고에 앞서 관련 단체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실시 요령 제정 이후 5년 만에 개정되는 이번 실시 요령은 전국 지자체가 진행하는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의 가이드라인이다. 중앙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강제력을 확보하는 구조로 대부분 지자체가 이를 상당 부분 따르게 된다.
개정안은 중성화 대상 고양이 제한을 완화하는 동시에 중성화수술 직후 사후관리를 강화한다는게 골자다.
몸무게 2kg 미만 고양이나 임신 혹은 포유가 확인된 암코양이라도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중성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장마철과 혹서기, 혹한기 등 일시중단을 권고했던 계절 규정도 바꿔 일부 조건 아래서 4계절 내내 가능하도록 했다.
사후관리 강화 관련해서는 한 번도 교미하지 않은 아성묘나 임신 혹은 포유중인 고양이를 수술했을 경우엔 충분한 회복 기간을 거쳐 방사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기로 했다. 수의사 판단이라는 조건을 달았으나 중성화 대상을 확대하는 것에만 무게가 실려 있다는게 단체의 해석이다.
대부분 소규모인 길고양이단체들은 의견조회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 실시 요령 개정을 막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전국 90여개 길고양이보호단체들이 모여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이하 전길련)이 만들어졌다.
전길련은 "기존 실시 요령과 달리 이번 개정안에서는 대부분의 조항들이 규제가 완화되는 방향으로 수정된 점과 야외 생활을 하는 길고양이의 특수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도록 명시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정안 내용이 시대적 화두인 동물의 기본적인 생명권 보호와 생태환경에 대한 실상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오로지 사람중심의 민원해결만을 위한 비인도적이고 공존의 가치를 훼손하는 졸속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전길련 임시대표인 황미숙 목포고양이보호연합 대표는 "수유 중인 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회복기 없이 24시간 만에 다시 방사하여 수유하도록 한다는 조항만 보더라도 수유묘를 수술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며 "방사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수유가 원만하게 되리라 생각하는,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 정책"이라고 분개했다.
전길련은 앞선 지난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고, 김민석, 강득구 의원과의 화상 간담회를 통해 부당성을 호소하고 철회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중성화사업에 협조해온 파트너로서 이번 실시 요령 개정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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