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g 미만, 만삭묘 제외 규정은 유지돼야"

중성화를 위해 포획된 고양이. 사진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노트펫] 국내 동물보호단체 빅2인 카라가 정부의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 개정안에 대해 "악용되기 쉬우며 매우 위험하다"며 체중 규정과 임신묘, 수유묘 중성화 제외 조항은 기존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길고양이단체들이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주요 단체에서도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카라는 지난 24일 '농림축산식품부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 고시 개정 추진 계획(안)'에 대한 카라의 의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카라는 "2016년 제정되어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 고시" 개정안이 5년만에 나왔다"며 "TNR의 목적을 생태적 길고양이 보호로 규정하고 수술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점, 임신과 출산을 피해 중성화를 진행하기 위한 규정의 시도 등 개선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카라는 "그러나 여러 번에 걸친 서면 및 회의시 반대의견 개진에도 불구하고 길고양이를 개체수 감소의 ‘대상’으로 여겨 기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위험을 부과하는 조항들이 여전히 보인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2kg 미만의 고양이를 수의사 판단 아래 중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만삭묘 중성화, 수유묘에 대한 옆구리 수술 근거 제시 등을 위험한 조항들로 꼽았다.

중성화사업 실시 가능 기간 확대에는 찬성했다. 카라는 "혹한기와 혹서기를 제외한 여름과 겨울 TNR 실시를 통해 임신과 수유 고양이 포획 가능성을 줄이고, 연중 중성화를 실시하고자 하는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며 "지금처럼 봄과 가을 길고양이들의 임신율이 최고조에 이를 때이고, 봄철 아깽이 대란 속에서 죽어가는 아기 고양이들이 수없이 많음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라는 그러나 "아무리 급해도 2kg 미만 개체의 무분별한 시술 및 체중 조작이 만연한 현재 TNR 사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몸무게의 기준 2kg를 무너뜨려서는 안된다"며 "성묘에 대한 중성화 수술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TNR의 본래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양이 포획시에 수태 또는 포유를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만삭 등 육안으로 구별가능하거나 개체 정보가 있을 경우라면 해당 개체는 포획하지 않는 원칙은 고수되어야 마땅하다"고 부연했다.

카라는 "정부는 TNR 예산을 대폭 늘려 길고양이 문제 해결에 이전보다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고, 그래서 TNR지침의 올바른 개정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동물에 대한 인식 수준과 전국의 TNR 부정 사례들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개정안은 악용되기 쉬우며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카라는 "고양이 중성화 사업이 고양이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에 의한 혐오 민원 처리용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TNR에 힘쓰는 동물보호단체, 케어테이커(캣맘)의 다양한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TNR 사업 예산으로 올해의 세 배가 넘는 34억2000만원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길고양이단체들에서는 중앙정부 예산 만 이처럼 늘어나는 가운데 이뤄지는 중성화사업 요령 개정이 자칫 '개체수 조절'이 아닌 '살처분'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완화된 규정을 늘어난 사업량을 맞추는데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