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선수 시절의 박지성. 사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노트펫] 축구 레전드 박지성(40)이 여전히 '한국은 개를 먹는 나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표현했다.

박지성은 4일(현지 시간)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UTD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맨유 선수 시절 자신의 응원가로 불렸던 이른바 '개고기송'에 대해 "이제는 그만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박지성이 맨유에서 뛰었을 당시 맨유팬들은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는,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그래도 임대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 나아'라는 가사를 담고 있는 박지성 응원가를 불러줬다.

이 '개고기송'은 지난 8월말 울버햄프턴과 맨유의 경기에서 다시 등장했다.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 입단하던 그날, 맨유팬들이 박지성에게 불러줬던 '개고기송'을 다시 들고 나왔다. 처음 나왔을 때도 한국인 비하 논란이 나왔던 이 노래, 경기를 지켜본 국내팬들 가운데 일부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지성은 UTD 인터뷰에서 "처음 그 응원가를 들었을 당시에는 매우 자랑스럽게 느꼈다. 팬들이 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라며 "선수 입장에서 자신만의 응원가가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를 먹는다는 가사에 당시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런 부분 역시 내가 적응해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린 나이였고, 잉글랜드의 문화도 몰라서 내가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많은 부분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고, 한국도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며 더 이상은 부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의 젊은 세대들은 개고기를 먹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고, 개고기를 파는 식당 자체를 상상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물론 팬들이 공격적인 의미를 담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내용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쩌면 한국인들에 대한 인종적 모욕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은 한국의 다른 다양한 측면에 주목해줄 것도 당부했다.

그는 BTS(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손흥민,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등을 언급하면서 "최근 한국의 문화는 다양한 것들이 많다. 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런 내용이 담긴 노래를 이제는 그만 불러달라. 더 이상 누군가를 응원하는 내용은 아니며 어쩌면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노래일 것"이라고 재차 개고기송은 잊어달라고 했다.

맨유는 공식 홈페이지에 박지성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그의 말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팬들이 그의 소망들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박지성을 지지했다. 

한편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동물 관련 개식용금지가 이슈로 부상할 조짐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개식용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라고 언급하면서 다음 정권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