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
동물용 유전자 치료제 개발 도전
돼지 웰빙 치료제 본격 매출 눈앞..개 암치료제 2017년 시판할 터
"아직까지는 개가 암에 걸렸다 하면 왜 살리느냐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앞으로는 암 치료도 당연시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플럼라인은 동물용 DNA 치료제 벤처다. 회사를 이끄는 김경태 대표이사 스스로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
개 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플럼라인생명과학 김경태 대표(사진)의 말이다. 김 대표는 본디 의학 쪽이나 약품업계 출신은 아니다. 증권업계 출신으로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동물 의약품 분야에 뛰어 들었다.
그가 대주주이기도 한 플럼라인생명과학은 동물의약품 벤처업체로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플럼라인은 성장호르몬 분비호르몬(GHRH) 유전자 치료 플랫폼(GHRH DNA)을 회사의 핵심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성장호르몬 분비호르몬은 인간과 동물의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분자로서 인슐린 유사성장인자(IGF-I)의 효력을 증대시키는 핵심 역할을 한다. 생물체의 성장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 작용, 혈액 상태 유지, 및 면역 상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GHRH를 생명체에 주입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로 꼽혀 왔다. 플럼라인은 개나 돼지 등 각 동물에 최적화된 DNA 플라스미드에 이 GHRH를 결합한 뒤 일렉트로포레이션(electroporation)이라는 방법의 주사를 근육 세포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일렉트로포레이션 방식은 전기에 의해 세포막이 일시적으로 뚫림과 동시에 DNA 플라스미드가 세포 안으로 진입하게 해준다. 근육에 주사된 GHRH는 세포의 게놈과는 결합하지 않으면서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신호를 전달하게 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김 대표는 "이런 방식은 부작용 없이 동물 체내의 자연적인 생리체계에 의해 GHRH가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유지되게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GHRH 플랫폼을 통해 상용화된 것이 돼지 웰빙 치료제 'LifeTide® SW 5'다. 이 제품은 지난 2008년 호주에 이어 2012년에는 뉴질랜드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김 대표는 "전세계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승인을 득한 동물 GHRH DNA 치료제"라며 "997마리의 어미 돼지에 투여한 결과 새끼 돼지들의 몸무게는 7% 더 나가고, 조기 사망률도 26%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외부 호르몬 물질 투여가 아니라 자체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구조이므로 부작용 우려도 없앴다. 건강한 돼지 고기의 생산으로 사람도 질 좋은 고기를 얻게 되는 부수효과를 누리게 됐다.
플럼라인은 올해 돼지 웰빙 치료제의 본격 매출을 발생시키는 한편으로 개 암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암 말기의 악액질(암, 결핵, 혈우병 등의 말기에서 나타나는 고도의 전신쇠약증세)과 빈혈로 고생하는 10살 이상의 고령견 55마리를 대상으로 자체 임상 실험을 한 결과 평균 84%의 개에서 수명이 연장됐고, 몸무게도 평균 11% 증가하며 구토와 호흡곤란, 피로 등 합병증세가 현저히 감소되는 결과를 얻고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김 대표는 "개 암 치료제 'PLS-D1000'은 일렉트로포레이션 기술을 이용해 개체 안에 들어가게 되면 체내에서 GH, GHRH, 및 IGF-1(인슐린 유사성장인자)가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기능을 한다"며 "현재 미국에서 FDA 승인을 위한 파일럿 스터디(Pilot Study)를 진행하고 있고, 2016년 말경 승인, 2017년 판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만 한 해 약 600만 마리의 개가 암에 걸리고 있지만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이 외과수술, 방사선, 화학약물 치료에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PLS-D1000은 고통 없이 간편하게 치료함으로써 애완동물에게 생명연장과 새로운 삶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동물 의약품 분야에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럼라인은 올해 돼지 웰빙 치료제의 본격 매출에 나서는 한편 미국에서 개 암치료제의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경태 대표이사(좌)와 주현석 전무이사(우) |
플럼라인이 어느날 갑자기 튀어 나온 기업은 아니다. 플럼라인이 이같은 기술을 보유하게 된 데에는 관계사인 미국 이노비오와의 관계가 컸다.
플럼라인 지분 20%를 보유한 2대주주 이노비오는 지난 2000년 설립돼 2007년 나스닥에 상장한 DNA 백신 및 치료제 기업이다. 2013년 9월 로쉐에 전립선 암치료제, B형 간염 치료제 라인을 약 4200억원에 받고 라이선스 아웃했다. 이노비오가 사람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면 플럼라인은 이노비오가 가진 기술을 동물 쪽에 적용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김 대표는 "인간 신약은 임상 기간에 10에서 20년이 걸리고 조단위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막판에 실패할 확률도 매우 높다"며 "반면 동물 신약은 임상 기간 3, 4년에 전임상만 거치는 등 인간 신약보다 장벽이 높지 않아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겨뤄볼 만하다"고 말했다.
플럼라인은 현재 서울 본사와 미국법인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경기도와 맺은 계약에 맞춰 경기도 판교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해 제조공장과 연구소를 짓는다. 최근에는 SBI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을 통해 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개 암치료제에 이어 향후 고양이 심부전증과 말제엽염치료제로 파이프라인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새로운 혁신적인 동물DNA치료제를 개발해 우리 인간에 아낌없이 주는 동물들의 건강한 회복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져 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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