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폐가 마당에서 묶인 채 살아가던 강아지가 크리스마스에 평생 가족을 선물받았다. 그 가족은 왕복 10시간을 달려 올겨울 최강 한파 속에 떨고 있던 녀석을 막내로 맞아들였다.
성탄절이던 지난 25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날 강아지를 '막내 아들'로 입양했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이 고마움을 표시하고 응원을 보냈다. 특히 어떤 이는 "강아지에게 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기뻐했다.
사연은 이랬다. 경기도 파주에 살고 있는 정환 님은 얼마 전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밴드 '반사모'에 올라온 강아지 영상을 보게 됐다.
올해 3월 누군가 버리고 갔다는 녀석은 전라북도 진안군의 어느 마을 폐가 잡풀이 무성한 마당 한켠에 덩그러니 놓여진 개집에 묶인 채 살고 있었다.
동네 어르신이 주는 밥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는데 밥 말고는 따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고 했다. 관리상태는 엉망이었고, 1미터 남짓한 목줄 때문에 그 밖으로는 나갈 수도 없었다.
이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던 정환 님. 이틀 간 고심한 끝에 지난 23일 데려오기로 마음 먹었다. 정환 님 가족은 2년 전 유기견보호소에서 푸들 단풍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데 차마 외면하지 못했던 것.
23일 당일 데려오려했지만 영상을 게시했던 회원이 고마움에 병원 진료와 미용은 해주겠다고 해서 그 다음주에 데리러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그러다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일정을 당겨 주말이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진안으로 5시간을 내쳐달렸다.
도착해서 보니 강아지는 사진에서 봤던 그대로였다. 털은 떡지고 엉켜서 다듬는 미용으로는 될 일이 아니었다. 털을 전부 밀 수 밖에 없었는데 오히려 푸들 특유의 우아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평범한 반려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수의사 검진 결과도 다행스러웠다. 아픈 데가 없고 아주 건강하다고 했다.
미용과 검진을 마치고 다시 진안에서 파주까지 5시간 여를 달려 왕복 10시간 끝에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함은 잠시 제쳐두고 옷을 입혀주고 목줄도 다시 채우고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정말 오래간만에 했을 산책에 이 녀석은 쭈빗쭈빗한 모습이었지만 단풍이는 신나하고 이 녀석도 단풍이를 멀리하지 않아 흐뭇함을 자아냈다. 이런 애교 덩어리가 왜 그렇게 살았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가 생일인 정환 님. 정환 님은 "이 녀석을 데려오기로 마음 먹은 날 산타 할아버지가 생일선물을 준 것이라 생각하고 '선물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며 "단풍이와 선물이가 앞으로 잘지내고 우리와 행복하게 살면서 아픔을 하루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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