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개가 툭하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손님이라도 올라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아 결국 훈련소에 보냈다. 훈련소에서 4개월을 보내고 온 개는 대충 보름 동안은 참 얌전했다.
훈련소에 보내면서 200만원 넘게 쓴 것이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자 개는 다시 예전의 사고뭉치가 돼버렸다. 다시 훈련소에 보내봤자 안될 것이라는 생각만 들고 속만 끓이게 됐다.
일반 보호자들은 흔히 TV에서 전문훈련사들이 개를 천사견으로 만드는 것을 보고 자신의 개도 훈련소에 한 번 보내볼까하는 생각을 한다. 훈련소에 가서 행동 교정을 받고 나오면 문제가 없어 지겠지 한다. 하지만 훈련소에 보내는 것 만으로는 절대 문제 행동이 고쳐질 수 없다는게 지배적이다.
보통 훈련소의 훈련은 4개월이나 5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훈련 기간을 4개월 이상으로 잡은 것은 반복숙달 훈련이 중요한 개의 특성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 최소한 이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일부 보호자의 경우 훈련비용 부담에 더 짧은 과정을 선호하기도 한다. 1개월에 드는 훈련비용은 대개 50만원 안팎. 훈련은 당연하고, 사료, 미용, 목욕 등의 24시간 케어 비용이 다 포함돼 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거의 변동이 없지만 얼마나 들겠어하고 생각했던 보호자 입장에서는 '헉!' 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짧은 과정을 할 경우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그 개의 주인이다. 요새 훈련소의 훈련 프로그램은 훈련 후반기에는 보호자가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개도 아닌 보호자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훈련업계에서는 운전면허따는 것에 비유한다. 운전면허는 기본적으로 운전을 하기 위한 것으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운전할 줄도 모르면서 운전대를 잡는다면 100% 사고로 이어진다.
개 역시 보호자의 개를 다루는 습관이 매우 중요해서 운전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이승현 동물과사람 훈련팀장은 "'앉아'라는 말 한 마디를 가르칠 때도 훈련사마다 스타일이 다르다"며 "훈련소에서는 잘 했더라도 보호자 분이 개를 다룰 줄 모른다면 훈련이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보호자가 개를 데려간 뒤 잘 고쳐졌겠거니 하면서 자신은 예전과 변한 것이 없다면 개 역시도 과거의 문제견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 팀장은 "보호자 분이 예전처럼 문제 행동을 하더라도 마냥 이뻐해 주면 개들은 해도 되는 것이구나 하면서 그것을 몸에 익힌다"고 덧붙였다.
행동 교정을 위해 훈련을 고려하고 있다면 보호자 자신 역시 개를 다룰 줄 아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권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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