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유인원, 고래, 돌고래, 코끼리, 새 등 많은 동물이 죽음을 애도한 사실을 많이 접했다. 생후 2주된 새끼 늑대가 죽자 어미 늑대가 새끼를 묻었다거나, 오스트레일리아 들개 딩고가 죽은 새끼를 다른 곳에 옮겼다는 기사도 있다.
반려견 친구가 죽고, 남겨진 반려견이 슬퍼했다는 사연도 종종 기사화되지만, 사실 주인의 주관적인 관점이거나 지나치게 의인화한 시각이란 지적도 있다. 그런데 개가 친구의 죽음을 실제로 슬퍼한 징후를 과학적으로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국영방송 프랑스24에 따르면, 이탈리아 연구진은 <반려견들은 동종의 죽음을 애통해한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지난 24일 발행한 온라인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연구진은 반려견을 2마리 이상 키우고, 반려견의 죽음을 경험한 이탈리아 성인 4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견주의 86%는 반려견의 죽음 뒤에 남겨진 개들이 부정적 행동 변화를 보였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4분의 1은 이 변화가 6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답했다.
남겨진 개들은 주인의 관심을 더 많이 받으려고 애썼고(67%), 장난기가 줄었으며(57%), 전체 활동량도 감소했다(46%). 전보다 더 오래 자고, 덜 먹고, 겁이 더 많아졌다. 낑낑대거나 짖는 빈도수도 늘었다.
개 2마리가 함께 산 기간이 애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죽은 친구를 봤는지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개 2마리의 관계가 좋았는지, 부모나 자식이었는지가 중요한 요소였다. 또 주인이 얼마나 많이 상실감을 느끼는지가 애도에 영향을 줬다. 남겨진 개가 주인의 감정적 암시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공립대 밀라노대학교의 페데리카 피로네 박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개들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때문에, 함께 산 친구를 잃는 것은 우리 연구에서 기록한 대로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가 보통 슬픔과 애도라고 해석하는 것과 겹친다"고 말했다.
피로네 박사는 "물론 우리는 결과에 근거해서 이 개들이 단지 친구의 상실에 반응한 것인지, 아니면 친구의 죽음 그 자체에 반응한 것인지 여전히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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