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평소 개를 키우는 문제로 갈등을 빚어오다 개물림사고를 내고, 개를 앞세운 채로 주민들에게 폭언과 협박을 퍼부은 50대 개주인에게 법원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건이 나고 구속됐던 개주인은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3개월 이상의 수감 생활을 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1단독(재판장 김유신)은 지난달 9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법원은 A씨에게 특수협박, 특수주거침입, 동물보호법 위반 등 3가지 혐의 부분을 인정했다.
부산진구 범청동에 거주하는 A씨는 평소 동네주민들과 개를 키우는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불상사가 발생했다.
판결문에 등장하는 피해 주민만 4명에 달한다.
지난해 10월19일 자신의 개 때문에 경찰관이 출동하자 동네 한 주민이 신고했다고 생각하고선 그 주민에게 "니가 신고했나? 신고하니까 좋나, 개가 싫으면 니가 떠나면 될 거 아이가" 등의 욕설을 하며 알루미늄 막대기를 들고 때릴 듯이 위협했다.
이 일이 있고 닷새 후인 10월24일 오전 10시가 안됐을 시각 또다른 주민이 지나가다 A씨의 개에게 허벅지를 물리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이날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이 사고가 나면서 동네 주민들에게 난동을 부렸다.
먼저 A씨는 개에게 물린 주민에게 괜찮냐고 묻기는 커녕 개를 데리고 피해 주민에게 가서는 "신고해봐라.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라"며 협박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A씨는 세번째 주민에게 개를 데리고 다가가 "니 신고 잘 하재, 신고해봐, 내가 어떻게 하나 보자, 두고 보자" 등의 협박을 했다. 개가 이 주민을 향해 사납게 짖었고 엉덩이 부분 옷을 물었다.
오후 2시가 다 된 시각 네번째 주민이 봉변을 당했다.
A씨는 네번째 주민의 집에 개를 데리고 찾아가 현관 방충망을 열고 "X같은 X야, 찢어 버릴라 " 등의 욕설을 하며 자기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 과정에서 개가 사납게 짖어댔고, A씨는 개를 방충망 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주민으로서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경찰은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긴급체포했고, 법원은 사건이 있고 사흘째인 10월27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개는 구청에 넘겨졌다. 법원은 당시 "지속적으로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재범 우려가 있으며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유신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기르는 개의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인근 주민이 그 개에 물려 상해를 입게 했다"며 동물보호법 상의 안전조치 불이행에 따른 치상 혐의를 인정했다.
이어 "다른 주민이 피고인에게 개의 목줄을 하지 않은 것에 항의하자 적반하장으로 개를 대동하고 찾아가 협박했다"며 "주민들에게 경찰에 신고를 했냐며 협박을 일삼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다만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모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피고인이 3개월 이상 미결 구금으로 수감생활을 한 점 등을 참작한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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