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정착돼 가는 가운데 일부 견주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미국의 정서지원동물처럼 제도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홈페이지에는 "안내견 옷 착용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있다.
이 글에서 안내견학교는 "최근 반려견 리트리버에 안내견 문구가 적힌 옷을 입혀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내견은 법적으로 대중교통수단을 비롯한 공공장소는 물론 숙박시설, 식품접객업소 등에 제한없이 출입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된다.
안내견에는 안내견(보조견) 표지를 붙이고 장애인이 동반한 안내견은 물론이고, 지정된 전문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안내견 훈련자 또는 안내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퍼피워커)가 안내견 표지를 붙인 안내견 훈련견도 포함된다.
실제 생활에서 안내견은 여전히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이 근절되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적 인식 만큼은 크게 개선됐다. 안내견에 대한 출입 거부가 알려질 경우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 가운데 이를 악용해 자신의 리트리버 강아지를 안내견으로 둔갑시켜 식당 등을 출입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셈이다.
자칫 미국의 정서지원동물 사례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 2020년 12월 기내에 탑승할 수 있는 정서지원동물(ESA, Emotional Support Animal)을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해 일하도록 훈련된 개(Trained Dog)‘만으로 한정하는 정책을 확정 발표했다. 그 이외의 동물은 반려동물로 분류하여 기내 탑승여부와 운송 방식을 결정하도록 했다.
정서지원동물은 사람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동물이다.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같은 보조동물(Service Animal)과는 달리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하지 않으며, 종류에 크게 상관없이 ESA로 인정받을 수 있다.
미국은 그러면서 정서지원동물의 기내 탑승을 광범위하게 허용했다. 실제 불안장애,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각종 정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보다 편안하게 항공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일반 반려동물을 정서지원동물로 등록하는 편법이 늘어났고, 다른 승객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는 사례도 많았다. 정서지원동물이라는 이유로 무리한 탑승을 요구해서 항공사 직원들이 곤란해 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지난 2018년 1월 한 승객이 공작새를 데려와 자신의 정서지원동물이라고 주장했다. 이 승객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무작정 정서지원동물이니 기내에 태워줄 것을 요구하다 결국 퇴짜를 맞았다. 개미핥기, 칠면조, 캥거루, 조랑말, 오리, 펭귄도 정서지원동물 목록에 올랐다.
결국 불만이 계속 제기되면서 미국 교통부는 일부 승객들이 “대중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평가하면서 기내 탑승 제한 정책을 내놨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이러한 사례는 안내견들의 사회 활동을 힘들게 만든다"며 "안내견의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현재 훈련중이거나 시각장애인과 외출하는 안내견만 사회 활동에 따른 대중의 이해를 위해 관련 문구가 적힌 옷을 착용할 수 있다"고 재차 악용하지 말아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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