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혼비백산. 개나 고양이를 잃어 버렸을 때 심경을 잘 표현해 주는 말이다.
전단지를 붙이고 SNS에도 올리고, 주변 가게 주인들에게도 물어봐야지 하고 생각했건만 막상 일이 닥쳤을 땐 옆에 누구 하나 없다면 암담하기만 하다.
애미코씨의 고양이 나나. 펫탐정을 고용한 끝에 한 달만에 찾았다. |
지난달 일본 반려동물 포털 시포에 소개된 애미코씨가 그랬다. 4살 노르웨이안숲 고양이 나나가 사라진 것을 안 것은 새벽 5시30분. 가족이 현관을 드나들때 나나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집냥이라고 철썩같이 믿어 왔기에 사라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터였다.
전단지도 붙여 보고, 주변도 샅샅이 뒤졌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고, 그렇게 1주일이 가도 나나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2주가 지나자 초조함은 극에 달했다. 애미코씨는 친구의 제안으로 펫탐정을 고용해 보기로 했다.
애미코씨는 20년 넘는 경력을 자랑한다는 펫탐정사무소 '펫레스큐'에 나나를 찾아달라고 했다. 발견율은 78∼80%. 20년 넘는다더니 지금껏 꽤나 많은 실종동물을 찾긴 찾았나 보다 했다. 비용은 6만4800엔. 교통비와 숙박비는 별도였다.
애미코씨는 탐정을 고용한 지 나흘째 되는 날 나나를 찾았다. 도대체 어떤 노하우가 있길래 나나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찾을 수 있었을까.
그 탐정은 전단지와 포스터, 1000장 정도를 만들어 주변에 배포했다. 붙이는 노하우도 있었다.
전단지 크기는 A4 용지로 특이한 것이 없었는데. 학교나 역세권 등 통행량이 많은 곳이면 어디든 전단지가 붙여졌다. 사람 눈높이에 맞춰 전단지를 붙이는 것도 또 다른 노하우였다. 나나를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집에서 50미터 거리의 민가 나무 밑동에 웅크리고 있는 나나를 찾아 데려 왔다. 집 나간지 꼭 한달째 되던 날이었다.
나나를 찾은 탐정 후지와라는 첫째로 냉정을 강조했다. 보호자가 패닉 상태가 되어 부르면 냥이도 패닉 상태가 되어 버린다는 것. 편안한 마음으로 평상시처럼 부르는 것 만으로도 나타나는 일도 있다고 했다.
실내에서 기르던 고양이는 이웃집부터 찾기 시작하는 것도 요령이다. 집을 자유롭게 드나들던 고양이라면 행동반경을 넘어서부터 찾는 것이 효과적이란다. 보통 200미터 반경을 두고 움직였다면 실종시에는 200미터를 넘어서는 범위부터 찾으면 된다는 것.
탐문 등을 한 뒤에도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포획기를 놓고 좋아하는 음식이나 지금까지 먹어보지 않은 사료를 넣어 두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단다.
개를 잃어버렸을 때는 다소 다른 방법을 쓸 필요가 있다는게 펫탐정의 조언이다. 개의 경우 고양이와 달리 단시간에 멀리까지 이동하는 일이 있어서 그렇단다.
후지와라씨의 말을 빌자면 고양이는 지도의 면을 찾고, 개는 선을 따라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개의 경우 오히려 이리저리 찾기보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냥 나간 포수가 개를 잃어버렸을 때 쓰는 방법이다.
하지만 펫탐정이라도 해도 만능은 아니다. 펫을 찾을 수 있는 기한은 약 1개월. 다른 이가 데리고 살고 있다면 모를까 길거리에서 헤맬 경우 고양이의 생존기간은 1개월이고, 개는 그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것. 1개월이 넘었다면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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