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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죽여 개사료로, 지옥의 남극원정

노르웨이 극지 탐험가 아문센(Roald Engelbregt Gravning Amundsen). 그는 썰매개라는 탁월한 운송수단을 선택, 영국 해군 장교 스콧과의 남극점 정복 경쟁에서 승리했다.

 

아문센 원정대에 있어 썰매개는 히말라야 등정을 돕은 셰르파 같은 존재였을까. 아문센 원정대는 썰매개들을 운송수단의 목적으로만 데리고 간 것일까. 애석하게도 답은 '아니오'다.

 

아문센의 남극원정시 52마리의 썰매개가 동원됐다. 살아 돌아온 썰매개는 11마리. 이 개들은 아문센이 던져준 동료 썰매개의 고기를 먹으며 살아 남았다.

 

아문센은 같은 노르웨이 출신이면서 대단한 탐험가인 난센의 북극 원정을 참고하였다. 그는 난센 원정대의 일원으로 프람호(Fram)를 타고 원정을 떠난 경험을 십분 활용하였다.

 

아문센은 남극원정 구상 단계부터 썰매개를 운송과 식량 두 가지로 사용할 것을 생각하고 떠난 것 같다. 그 결과 아문센과 같이 남극원정에 오른 52마리의 썰매개 중 살아서 돌아온 썰매개는 11마리에 불과하였다. 모두 아문센의 계획에 따라 활용된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문센은 남극 고원지대에 도착한 후 자신이 데리고 온 썰매개 절반에 해당되는 개들을 죽여서 다른 썰매개들의 사료로 사용하였다. 아문센은 원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른 진군속도에 부담이 되는 짐이 가벼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원정대의 대장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방법은 애견가 입장에서 보면 잔인하게 느껴진다. 지치거나 다친 썰매개는 죽여서 다른 썰매개의 사료로 던져주었고 그 개가 지치면 다시 죽여 또 다른 썰매개의 사료로 주었다.

 

아문센의 썰매개들은 조금이라도 지친 기색이 보이면 죽임을 당할 것을 알고 정말 죽을힘을 다해 뛰었을 것이다. 썰매개의 입장에서 보면 지옥과 같은 레이스였을 것이다.

요즘은 노르웨이의 위대한 탐험가 아문센처럼 개를 죽여서 다른 개들의 사료로 사용하는 극지 원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지금도 그런 원정이 계속되고 있다면 이제는 이런 식의 원정은 자제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인간의 친구인 개에게 너무나도 잔인한 원정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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