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종합

도그쇼 출진하는 수의대 교수님

황철용 서울대 수의대 교수..2002년 이후 50여 차례 도그쇼 출진

"쏟는 만큼 좋은 모습 매력적..상업성 강조 도그쇼 아쉬워"

"난이도 높이고, 노령견 출진도 확대해야"

 

"재거, 가만히 있어야지! 지난 주말 비가 와서 산책을 못했더니 답답한 모양이에요."


10일 황철용(43) 서울대 수의과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그는 피부과 내과를 담당한다. 페이스북에서 자주 봐왔던 아프간 하운드 재거와 키시를 볼 수 있을까 했다.

 

19개월째 접어드는 재거와 황철용 교수. 황 교수는 도그쇼에 출진하는 교수로서 이미 유명하다. 

 

정말 그 둘은 있었다. 집에서나 연구실에서도 늘 함께 한다. 키시는 올해 12살 암컷으로 아프간 하운드가 그렇듯 주로 누워 있었다. 이제 19개월째 접어드는 수컷 재거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황 교수는 도그쇼에 출진하는 교수로 유명하다. 올해 4번 출진했고, 2002년부터 햇수로 14년째다. 지금까지 50여회 정도 된다고 한다.

 

그 사이 도그쇼에 함께 했던 타이는 저세상으로 떠났다. 타이 역시 아프간 하운드. 올해 10살이 된 세계 최초 복제견 스너피에게 체세포를 제공했던 바로 그 개다.

 

"힘을 쏟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기분 좋고,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주말도 잘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라고 황 교수는 말했다. 

 

도그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릴 적 부터. 진주 출신인 그는 가족 중 유일하게 개를 좋아했는데 개에 빠져들다 보니 도그쇼에 눈길이 갔다. 성취욕구가 강한 성격 탓에 단순히 바라보고 놀아주는 것 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지금도 개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 권한다. 

 

고등학교 시절 도그쇼를 보러 서울에 올라오기도 했고, 1995년에는 뉴욕에 도그쇼를 보러 가기도 했다. 키시는 지금은 은퇴했고, 재거는 도그쇼 챔피언이다. 아마추어가 결코 아니다.

 

그런 황 교수는 요즘 도그쇼 출전하는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고 아쉬워 했다.

 

다소 지나치게 상업적 측면으로 흐르면서 도그쇼 본연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틀 만에도 챔피언이 될 수 있단다. 보통 이틀에 걸쳐 4번의 도그쇼가 열리는데 경쟁자가 적거나 아예 없는 희귀견이라면 4번 출진에서 챔피언 독이 되는데 필요한 포인트를 쌓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한다. 

 

챔피언 타이틀은 자연 몸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분양 시장에서 흥행보증수표 역할을 한다.

 

재거는 이미 도그쇼 챔피언이다. 황 교수는 도그쇼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난이도를 높이고, 노령견의 출진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4살에서 5살이 가장 아름다운 아프간 하운드를 도그쇼에서는 볼 수 없다"며 "이미 챔피언 타이틀을 딴 뒤 새끼를 낳거나 하면서 끝났다고 나오지 않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니아 입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은데 나가기만 하면 우승이니 도그쇼를 더 잘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커질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래서 좀 더 도그쇼의 난이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출진하는 개의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키시는 8살까지 도그쇼에 출진했다. 우리나라 도그쇼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에는 베테랑 클래스가 따로 있어 노령견들이 출진하는 것이 예사다.

 

그는 "지금처럼 나이 어린 개들만 나오는 도그쇼는 도그쇼를 진정으로 즐길 줄 모르는 것"이라며 "8살이나 9살이 되도 출진할 수 있도록 참가 대상으로 더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진정 도그쇼가 미국처럼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중 꿈 중 하나는 브리더가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브리딩을 하지 않았다.  재거와 키시는 경력도 그렇지만 혈통관리가 잘 돼 있다. 재거는 스웨덴, 키시는 미국에서 건너 왔다.  

 

그는 "왜 이 좋은 개들을 데리고 브리딩을 하지 않느냐고 한다"며 "지금은 좋은 집을 찾아줄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후대에 그 개의 좋은 모습을 남겨 주기 위해 브리딩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실제로 하게 된다면 유전질환관리가 잘 돼 있고 건강한 개가 태어나도록 브리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