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바다에서 구조됐던 개가 3년 만에 로드킬 당한 소식이 알려지며 일본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엄청난 재난 속 한줄기 희망과 같은 존재가 허망하게 생을 마친 셈이 됐다.
지난 2일 일본의 지역신문은 표류견 반이 지난해 1월 죽었다고 보도했다. 죽은 지 2년 가까이나 된 개의 사망 소식을 다룬 것은 반이 그만큼 상징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동일본 대지진때 반이 구조되던 모습. 인터넷 이미지 |
반은 미야기현 케센누마시에 살던 개로 대지진 때 발생한 쓰나미에 의해 바다로 떠내려가 표류했다. 당시 나이는 2살. 반은 지진이 발생한 3주 뒤인 2011년 4월1일 바다에서 둥둥 떠다니던 민가의 옥상에 있다가 해상보안청 헬기에 발견돼 구조됐다.
마시지도 먹지도 못했지만 다친 곳은 없었다. 구조 소식은 영상으로 뉴스로 전해졌고, 지진으로 절망해 있던 일본인들의 가슴에 희망을 안겨 줬다.
반은 구조된 지 3일 후 견주인 오노데라씨 가족과도 재회했다. 가족이 다가가자 반은 기쁜 듯이 몇 번이고 짖어 댔고 이 모습 역시 감동을 줬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반은 오후 11시쯤 저세상으로 떠났다. 견주 가족이 '탁!'하는 큰 소리에 밖을 나가보니, 집앞 국도에 반이 무참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 지진복구사업으로 오가던 덤프트럭에 치인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인들은 이 소식을 듣고 '정말 안됐네요' '명복을 빌어요'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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