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이탈리아에서 베이커리를 습격한 야생 곰을 자연으로 돌려보냈더니, 약 150㎞를 걸어서 그 마을로 돌아왔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프스 산맥에 인접한 이탈리아 로카라소 마을은 마을과 스키 리조트를 터는 야생 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곰을 헬리콥터에 실어서 야생으로 돌려보냈지만,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은 지난 3월 다시 마을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을 다시 찾은 곰은 베이커리 ‘돌치 모멘티(달콤한 순간)’에 침입해서 갓 구운 비스코티를 모조리 먹어치웠다. 지자체는 이에 특수 제작된 튜브형 덫을 만들어서 곰을 생포해, 지난달 25일 아펜니노 산맥 마이엘라 국립공원 무인지대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18일간 자연에서 지낸 곰은 거의 100마일(약 161㎞) 가까이 걸어서 로카라소 마을로 돌아왔다. 주민들은 이달 들어 마을에 귀환한 곰을 목격하고 환대했다.
마이엘라 국립공원은 “지난 3월 25일 야생으로 돌려보낸 이후 오늘까지 그 곰은 마이엘라 국립공원 계곡을 지나서, 개미와 식물을 먹으면서 약 150㎞를 걸었다. 로카라소 마을로 돌아온 곰의 귀환은 장소이동 프로젝트 시작부터 미리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 결과다.”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마트 카트 이름을 딴 ‘후안 카리토’란 별명까지 지어주면서, 마을의 마스코트로 삼고 싶어 한다. 사람과 가까이 지내면서 사람 음식에 친숙한 곰은 실제로 마을에서 반려견들이 짖어도 공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립공원과 전문가들은 후안 카리토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방법을 논의 중이다. 음식물 쓰레기에 의존하는 버릇이 든 곰을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기존 음식물 쓰레기통을 곰이 열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교체하고, 후안 카리토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서식지를 고민하고 있다.
한편 후안 카리토는 마시칸 불곰(Marsican brown bear)으로, 이탈리아 중부에서만 서식한다. 야생에 남은 곰은 50~60마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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