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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커뮤니티에서 고양이보다 더 화제가 된 생명체

모래에 파묻혀 있던 하늘다람쥐 분유 먹여가며 돌봐준 직원

 

이대유 님 사진 인스타그램 @you.05.12
이대유 님 사진 인스타그램 @you.05.12(이하)

 

[노트펫] 회사 야적장 모래에서 발견한 아기 하늘다람쥐를 분유를 먹여가며 돌봐준 직원의 사연이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집사와고양이'에서는 고양이가 아닌 동물이 큰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다람쥐. 아기 다람쥐였다.

 

 

전남 광양의 회사에서 후배가 발견했다는 다람쥐. 글쓴이는 낮에 야적장 모래 속에서 발견한 새끼 다람쥐가 퇴근 무렵에도 홀로 있어 후배가 구조했는데 동물병원도 문을 닫은 탓에 어떻게 돌봐야 할 지 난감해하고 있다며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눈을 채 뜨지 못하고 손바닥 위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이 녀석.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자신이 없는 귀여움을 갖고 있었다. 덕분에 고양이가 아니었음에도 순식간에 보는 이들의 눈을 붙잡아맸다.

 

우선 다람쥐의 정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급한대로 분유라도 사다먹여볼 생각에 갔던 반려동물용품점에서는 슈가글라이더라고 했다고 했다. 귀엽고 예쁜 외모를 갖고 있는 슈가글라이더는 다람쥐보다는 캥거루 또는 코알라에 가깝지만 외모 때문에 유대 하늘 다람쥐로 불리는 희귀 반려동물이다. 방탄소년단의 진이 슈가글라이더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탄소년단 진과 슈가글라이더.
방탄소년단 진과 슈가글라이더.

 

한국 토종 하늘다람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한국 토종 하늘다람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날다람쥐, 토종 하늘다람쥐, 북미산 하늘다람쥐 등등의 의견이 앞다퉈 제시됐다. 구조자와 글쓴이 역시 이 녀석의 정체가 궁금해 이미 인터넷을 찾고 또 찾은 상태였지만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여러 의견을 종합해 하늘다람쥐에 무게를 뒀다.

 

이렇게 귀요미의 정체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한 번에 우유 두 방울 등 새끼 다람쥐 돌보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이 더해지는 사이 구조자 본인이 등판하면서 판은 다시 뜨거웠졌다. 구조자가 다람쥐의 현재 상황을 전했는데 보는 이들은 또다시 이 녀석의 귀여움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반려동물용품점 사장님이 체온유지 잘해야 한다며 줬다는 복숭아 모양 장난감 속에 꼬리를 내놓고 들어가 있는 사진에, 종이 상자 안에 담요와 분유, 캐릭터 장난감, 발털개, 휴지, 키링 신발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아가방에서 잠든 모습이며, 양말을 잘라 급하게 만든 이불에 넣고 스포이드로 분유를 먹이는 영상까지 게시되는 모습에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이 녀석을 구조한 직원이 잘 돌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라는 것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전문가의 판정에 운명이 달려 있었다. 슈가글라이더는 물론이고 북미산 하늘다람쥐라면 키울 수 있지만 토종 하늘다람쥐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토종 하늘다람쥐는 나무 사이나 나무 위와 같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앞뒷다리 사이의 비막을 넓게 펼쳐 활공 모습을 보여주는 멋진 녀석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야생 다람쥐로 천연기념물이면서 2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다. 일반인은 키울 수 없다는 의미다. 인터넷 등에서 키우고 있다고 하는 하늘다람쥐는 토종이 아닌 북미산이다.

 

소방서나 야생동물보호센터에 정확한 종을 문의하기로 하면서 구조자와 지켜보는 이들 모두 들떴던 하루가 지나갔다.

 

구조자인 대유 씨는 28일 노트펫에 "어제(27일) 야생동물보호센터에 녀석을 보내줬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지난 21일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토종 하늘다람쥐로 추정된다는 연락을 받았단다. 곧장 야생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할 만큼 상황은 급하지 않아 녀석이 눈을 뜨는 것을 보고 야생동물보호센터에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단다.

 

 

대유 씨는 첫날 반려동물용품점에서 급하게 새끼 고양이용 분유를 사서 먹이다 나중에는 소동물용 분유를 구입해서 먹였다. 이후 조언에 따라 미나리와 딸기도 사다 먹였다. 이렇게 스포이드로 한 방울 한 방울 먹이고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준 덕분에 녀석의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26일 이 녀석이 갑자기 설사하면서 걱정이 들기 시작했고, 전문가에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단다.

 

 

대유 씨는 "눈뜨는 것을 보고 보내주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아프게 되면 주변에 소동물을 봐줄 병원도 없어서 예정보다 일찍 보호센터로 보내줬다"고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하늘이라고 부른 이 녀석을 9일 간 돌본 것이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을 일 중 하나가 될 것은 틀림이 없다"며 "하늘이가 무사히 자라 자연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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