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동물병원 선생님이 자기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강아지가 창문 너머에서 선생님이 다른 강아지와 놀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곤 그대로 얼어버린 모습이 웃음을 주고 있다.
부끄보호자는 며칠 전 자신의 SNS 계정에 "허스키가 위협할 때! (노약자 심약자 적극 시청권유)" 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반려견 '부끄'가 등장하는 영상과 사진들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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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신나게 동물병원으로 향하는 부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매일 동물병원에 놀러 간다는 부끄는 자기가 좋아하는 병원 선생님을 만날 생각에 한껏 들떠있는 모습인데.
설렘 가득한 마음도 잠시 부끄는 충격적인 장면에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바로 동물병원 선생님 품에 다른 강아지가 안겨 있었던 것.
믿을 수 없다는 듯 유리창 너머를 멍하니 응시하며 가만히 서있는 부끄. 굳게 다문 입 모양에서 녀석의 서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만 같다.
부끄보호자는 "동물병원 선생님이 워낙 부끄를 예뻐해 주면서 놀아주시다보니 부끄도 선생님을 무지 많이 좋아한다"며 "어쩌면 부끄가 선생님이 자기만 이뻐해 주는 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문밖에서 서성대는 부끄를 보곤 병원 안에 있던 '춘봉이'가 짖기 시작했다. 춘봉이는 동물병원 선생님의 반려견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병원 서열 1위'다.
춘봉이의 도전에 대항은 해야겠는데 이름처럼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한 부끄에겐 그것도 쉽지 않았나 보다. 개미만한 목소리로 아주 작게 '왈!'하고 한번 짖어 보는 모습이다.
부끄보호자는 "동물병원 선생님도 그날 부끄가 짖는 걸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부끄는 평소 거의 짖음이 없다"며 "선생님의 배신(?)에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면 그랬을까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한번 작게 짖는 거 너무 귀여워요" "부끄는 A형" "우리 부끄는 짖는 소리도 무해해" "심장이 남아나질 않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끄는 올해 7살로 추정되는 암컷 시베리안 허스키로 이름처럼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지만, 반대로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해서 보호자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는 녀석이라는데.
부끄보호자는 "분위기 잡다 갑자기 떨어지거나, 점프하다가 높이 계산을 잘못해서 미끄러지고, 움직이는 낙엽에 몸을 날려 잡는 등 허당미가 넘쳐 많은 사람들이 귀여워해 주신다"고 말했다.
부끄는 번식장에서 구조된 아이다. 입양 후 진료를 받은 부끄는 중성화 수술받은 곳의 상처가 덧나서 진물이 나고, 철창에서 이빨로 창살을 갈다 보니 치근이 다 보일 정도로 이빨이 마모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데.
긴 시간 치료 끝에 다행히 건강을 되찾은 부끄. 한눈에 봐도 몸무게도 늘고 깨끗해진 모습이다. 새 보호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덕분인지 입양 초기 사람을 무서워하던 모습도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이쁨받기를 즐기는 '관종'이 되었단다.
부끄의 추정 나이는 7살이지만 지난 검사 결과 부끄의 나이가 3~4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듣고는 "함께 할 시간을 뺏긴 것 같은 기분에 너무 속상하고 슬펐다"는 부끄보호자.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부끄에게는 오늘이 가장 어린 날"이라며 "하루라도 어릴 때 더 많이 재밌는 것, 좋아하는 것 실컷 즐기게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끄에게 "너가 구조되던 날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엄마한테 와서 부끄가 되어줘서 고마워.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자"며 애정 가득한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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