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서울 종로에서 개 다섯 마리를 수레에 묶고 폐지를 주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노인의 존재가 알려졌다.
동물단체에서는 그대로 뒀다간 애니멀 호딩(과다사육)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당 지자체인 종로구에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30일 SNS를 통해 노인의 이야기를 공론화했다.
이에 따르면 카라에 "폐지 줍는 수레에 쇠 목줄로 엮인 다섯 마리 개가 있습니다"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어느 아저씨가 개 다섯 마리를 데리고 종로구 일대를 다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카라 활동가들은 제보자와 함께 찾아간 자리에서 노인이 중형견 크기의 5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만남에서 아저씨는 1년 전쯤 시장에서 암수 강아지 한 쌍을 사 왔고, 두 마리가 새끼를 낳으며 개들이 늘어났으며, 새끼들 중 한 마리는 질병으로 죽었다고 했다.
카라가 파악해 본 결과로는 개들이 아저씨를 잘 따르고 있어 물리적인 폭력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아저씨는 개들에 대한 안정적인 먹이 공급이 불가능해 인근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얻어다가 먹이고 있었다. 개들에게 중성화나 접종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카라는 이미 임신 출산의 전례가 있었기에 곧 5마리 개들이 추가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될 것이 높다고 판단했다. 동물 학대의 한 유형으로 꼽히는 애니멀 호딩을 예상했다. 이에 소유권을 넘겨 받아 카라 자체적으로 입양을 보내거나 보호키로 했다.
대화는 순조로웠다. 아저씨는 새끼들이라도 마음껏 산책시켜줄 수 있는 좋은 가정에 갈 수 있다면 카라를 믿고 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카라는 전했다. 카라도 아저씨와 유대가 깊은 부모견은 중성화를 지원해 주고, 아저씨에게 돌려보내기로 했다.
카라는 아저씨 개인의 복지 개선을 위해 종로구청 복지정책과도 논의에 나섰다. 카라는 "사람과 동물 모두의 복지를 위해 복합사례로 관리해야 하는 문제임을 알린 끝에, 사례관리 차원에서 '서울시 SOS 사업'과 연계하여 사람 한 명 누울 곳 없는 집안 청소와 정리 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했다.
그런데 개들을 넘겨받기로 한 당일 틀어졌다. 카라는 "개들의 인계를 약속했던 당일, 다시 만난 아저씨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며 "그동안 개를 키운 수고비 차원에서 마리 당 각각 최소 100만 원의 돈을 지불해야 하며, 입양 희망자가 있다면 자신을 찾아오도록 하고 본인이 만나보고 입양을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카라는 입양 후 소식도 전해 드리고, 카라는 안락사를 하지 않는 단체이므로 입양을 가지 못하는 경우에도 최선을 다해 보호하고 있음을 알리며 몇 시간 동안 설득했으나 막무가내였다고 했다. 그렇게 만남이 끝나고 이후 다시 찾아가 보았지만, '내 개들을 '무상으로 뺏어가려는' 카라와는 다시는 얘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카라는 덧붙였다.
카라는 종로구에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카라는 "종로구청과 주민센터에서는 이미 아저씨가 동물등록도 안 된 개들을 수레에 묶어 다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중성화 지원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은 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카라와 아저씨가 대화할 당시에도 주민센터 담당자는 '저 분이 이해가 된다, 카라에서 위로금을 드리는 것은 어떠하냐' 등 발언을 하며 지자체로서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시민단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카라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나서야 발견된 애니멀 호딩 사례들로 많은 지자체가 고민하고 있고, 해결은 많은 동물들을 이미 보호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떠안고 있다"며 "이번 사안이 애니멀호딩의 비극으로 가기 전에 종로구청에서 적극적인 해결에 나설 것을 요청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서울시 25개 지자체 가운데 동물보호 전담팀이 없이 일자리경제과 등 동물과 무관한 부서에서 동물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곳은 5개다. 종로구도 이 5개 지자체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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