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경찰이 암과 싸우다 세상을 떠난 경찰견 '미르'의 넋을 기렸다.
지난 2016년부터 암이 발견되기까지 6년 가까이 경찰견 에이스로 활약했던 미르. 동료 경찰들의 배웅 속에 평소 좋아하던 수색견 훈련소 벚나무 아래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15일 공식 SNS 계정에 미르를 추모하는 글을 게시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 8일 경찰 동료들의 배웅 속에 세상을 떠났다고 알려진 경찰수색견에 대한 추모글이다. 미르가 소속돼 있던 경기북부경찰청이 지난 11일 게시한 애도글을 경찰청이 다시 게시했다.
미르는 지난 2016년 7월께 경기북부경찰청 과학수사대에 체취증거견으로 배치된 이후 지난 5월 암이 발견돼 조기퇴역과 함께 투병생활에 들어가기까지 근 6년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8년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 2020년 의정부 탈북민 실종사건, 2022년 1월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2022년 2월 양주 채석장 매몰사고 등 굵직굵직한 사건사고 현장에 미르가 있었다.
특히 미르는 토사 30만㎥가 무너지며 현장 작업자 3명이 파묻혔던 양주 채석장 사고 당시 사고 닷새 만에 19m 땅 아래 매몰돼 있던 마지막 실종자를 찾아냈다.
경찰청은 "(미르는) 국내 주요 사건·사고에 주력견으로 투입되어 수많은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며 사망자 44명 발견, 생존자 4명을 구조했다"고 미르의 공적을 소개했다.
지난 5월 미르의 몸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경기도 양주 불곡산 소방관 실종자 수색에서 미르는 평소보다 빨리 지치는 모습을 보였다. 생사고락을 함께 해왔던 최영진 경위는 이상함을 느끼고 미르를 곧바로 대학동물병원에 데려갔고 대학병원에서는 검사 결과 미르의 전두엽과 소뇌 쪽에서 뇌종양이 발견됐다고 했다.
미르의 주치수의는 유전 질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르에게 휴식을 취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 그렇게 조기퇴역이 진행됐고, 미르는 최영진 경위의 보살핌을 받게 됐다.
이런 시간도 잠시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최 경위는 미르의 보호자로서 '안락사'라는 두 번 다시 하기 싫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 미르는 암 선고를 받자마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걷지도, 물을 삼키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그렇게 지난 8일 경찰 동료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천의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미르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경찰들은 영면을 기원하면서 미르의 유골을 미르가 평소 쉼터로 지냈던 경찰 수색견 훈련소 안 벚나무 밑에 묻어줬다.
경찰청은 "사람보다 1만 배 뛰어난 후각으로 오롯이 사람을 위해 살아온 미르"라면서 "비록, 유전적 뇌종양으로 더 오래 우리 곁에 함께할 수 없지만 그 좋아하던 벚나무 아래에서는 마음껏 뛰어놀며 지내길 바랍니다"고 추모했다.
또 "고마웠어, 미르야!"라며 재차 영면을 기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1년 수사견으로서 경찰견을 처음 일선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경찰견들은 실종자 수색 임무를 필두로 폭발물 탐지와 범인 검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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