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기네스북이 발행된 지 꼭 60년이 되는 해이다. 누구나 아는 대로 기네스북에는 온갖 세계 최고의 기록이 등재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사람이 세운 기록뿐 아니라 동물들의 진기명기도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페루에선 ‘오토’라는 이름의 불독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30명이 만든 다리터널을 통과해, 이 부문 세계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때론 별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기네스북을 찾는 지도 모를 일이다. 원래 기네스북이 만들어지게 된 최초의 발상은 새 사냥터에서 시작됐다. 동물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그 얘기는 이렇다.
1951년 어느 날. 영국의 기네스 맥주회사의 사장이었던 휴 비버(1890~1967)는 아일랜드 강변에서 물새 사냥에 나섰다. 당시 사냥 대상이었던 새는 골든플로버(검은가슴물떼새)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새들의 움직임이 빨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놓친 새가 세상에서 가장 빠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바로 이 순간. 호기심이 많았던 휴는 최고의 기록들을 모아 놓은 책을 만들면 장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고심 끝에 당시 스포츠 기자로 일했던 맥 워터 형제에게 책 출간을 의뢰했고, 산고를 거쳐 1955년 세상에 첫 선을 보인다. 이게 바로 기네스북(The Guinness Book of Records)이다. 성경과 코란, 헤리 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함께 1억권 이상 팔린 책으로 기록되어 있다.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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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얘기를 돌려 세계 최고의 기록을 세운 동물들을 살펴보자. 참으로 종목도 다양하다. 특이한 기록만 골라 소개해 본다. 우선 가장 나이 많은 개는 호주에 살고 있는 오스트렐리안 캐틀 독인 ‘블루이’로 등재 당시 29년 5개월. 올초의 기록인 만큼 살아 있다면 30세를 훌쩍 넘겼을 것이다. 현재 최장수 고양이는 미국 오리건 주에 사는 ‘코듀로이’로 올 8월, 26세로 등재됐다. 종전 최고령 고양이 기록은 27년 2개월 20일. 이제 ‘코듀로이’의 기록 경신 여부가 관심이다. 둘 다 사람으로 치면 생존을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의 나이다.
이와 함께 △가장 몸이 긴 고양이(Longest Cat)는 48.5인치(약 123.19센티미터) △가장 큰 개(Tallest Dog)는 43인치(약 109.22센티미터) △가장 작은 개(Smallest Dog)는 4인치(약 10.16센티미터) △세계에서 가장 빠른 거북이로 초당 0.28미터를 가는 ‘베르티’(100미터로 따지면 6분 정도 걸린단다)도 있다.
이밖에 △가장 많은 테니스공을 입에 문 개(5개) △가장 높이 점프한 개(68인치, 약 172.72센티미터) △가장 혀가 긴 개(4.5인치, 약 11.43센티미터) △가장 뿔이 긴 소(약 3미터) △가장 목소리가 큰 고양이(92.7 데시벨) 등 다양하고 많은 기록이 올라있다.
동물들의 기록은 태생적인 것도 있지만,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부문도 있다. 혹시라도 여러분이 반려동물을 통해 기록 경신에 도전해 볼 요량이라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자칫 동물들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과 함께 즐기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느냐 여부일 것이다. 삶은 결코 기록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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