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에서 다른 개들의 도살 과정을 지켜봐야했던 개들. 사진 동물자유연대

[노트펫] 개를 목매달아 도살하는 현장 증거가 있는 개도살 사건에 대해 검찰이 약식기소(벌금형) 처분을 내리자 동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7월29일 다른 동물이 보고 있는 앞에서 개를 목매달아 죽이고 토치로 그을린 도살자에 대해 검찰이 졸속으로 약식기소했다"며 시민 1만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수원지방법원에 정식재판 회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당시 수원시 소재 불법 도살장에서 개를 목매달아 죽이는 현장을 포착한 뒤, 현장에서 즉시 경찰에 신고하여 사건을 접수하는 한편, 현장에 남아있던 개 13마리를 구조했다.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이 현장에 들어섰을 당시 한편에는 죽은 개의 사체가 불에 그을린 채 뉘여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굵은 줄로 목이 매달려 죽어 있었다. 또 그 옆에는 철망에 갇힌 두 마리 개들이 있었다. 도살장과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는 도살할 개들을 사육하는 개농장이 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현행 동물보호법은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며 "동물자유연대가 적발한 불법도살자는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개를 목매다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2마리를 도살했기 때문에 명백히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방검찰청에서 단순 벌금형을 구하며 약식기소했다고 성토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도살장은) 꽤 오랫동안 불법도살을 일삼아 온 것으로 판단되는데, 검찰이 여죄추궁 등 제대로된 수사없이 졸속으로 약식기소했다"며 "범죄행위의 잔인함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처리"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법원 판결에 비춰서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창원지방법원은 ‘허가받지 않은 가축의 도살·처리 행위는 축산물의 위생적인 관리를 저해하고 공중위생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개 도살자 2명에 대해 징역 3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