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포 보도 캡처 |
[김민정 일본 통신원] 우리보다 반려동물 문화가 앞선 일본. 노령견과 노령묘 문제도 점점 부상하고 있는데 이에 각지에서 이런 노령 반려동물을 위한 요양시설이 생겨나고 있다. 견묘 실버타운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우리나라 역시 갈수록 노령동물의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육비율이 압도적인 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실버타운 사업을 꿈꾸는 이들도 있으리라.
지난 2일 일본의 반려동물 포털 시포에서 도쿄 변두리에서 들어선 견묘 실버타운을 소개했다.
도쿄 오타쿠의 한 주택가에 들어선 도쿄펫홈이 그곳이다. 이곳은 40대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간판은 없고 얼핏 보기에 보통의 2층 건물 주택 형태를 띠고 있다. 사정이 생겨 기를 수 없게 된 개, 고양이를 평생 맡아 길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보호소가 아니다. 도쿄펫홈의 수용정원은 따로 정해져 있는데 개는 5마리, 고양이는 10마리 밖에 안된다. 일본에서는 이런 이들을 양도 사육업자라고 부른다.
간판을 달지 않은 것은 뻔한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보호소들은 종종 주소를 노출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주소를 노출할 경우 그 앞에다 동물을 가져다 버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펫홈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도쿄펫홈에 들어온 개와 고양이는 각기 별도의 케이지를 갖고 있다. 고양이를 위한 캣계단, 캣타워 등 놀이 혹은 요양 장비는 기본이다.
가장 큰 관심사라면 수익모델일 것이다. 도쿄펫홈을 운영하는 40대 부부의 남편은 원래 토목과 건축일을 하다 자녀 셋이 장성하자 그간 하고 싶었던 일에 뛰어 들었다. 그러니 큰 돈을 벌 욕심은 없는 셈인데, 그래도 운영비를 자기 주머니에서 꺼내 쓸 수는 없는 노릇.
보호자들로부터 생활비는 물론 의료비까지 받는 것은 당연한 일. 관건은 합리적 요양비의 책정. 이들 부부는 나이와 평균 수명을 참고해 미리 요양비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8살 고양이면 평균 18살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10년분의 생활비를 받는다. 식비, 인건비로 1개월에 약 4만엔(우리돈 40만원), 10년에 480만엔을 받는 식이다. 펫홈에 들어온 뒤 아플 경우 치료비는 별도로 보호자가 내야 한다.
또 입주 시점의 나이가 17살이나 18살로 초고령일 경우 수명을 감안해 1년 반 정도만 받는다. 반대로 동물이 병 등으로 일찍 사망했을 경우 그 차액을 반환해 준다는 방침이다.
한편 개와 고양이들이 도쿄펫홈에 있는 사이 보호자가 먼저 사망하는 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 부부는 이에 대비해 동물의 소유권을 확보해 두고 있다. 나중에 소유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미리 막자는 취지다.
도쿄펫홈은 면회는 언제나 가능하고, 보호자가 원하는 곳으로 출장 면회를 할 수도 있다. 펫의 사진은 수시로 페이스북에 게재하고 있으며 사진과 근황을 메일로 보내준다. 다만, 보호자 중에는 2번 다시 만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하기엔 상당히 고가의 시설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 달에 반려동물에 지출하는 비용이 10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한 달에 40만원이나 든다니.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집에서 관리하기가 어려워 진다면 이런 소규모 실버타운 같은 시설이 등장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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