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으로 많은 동물이 주인을 잃고 남겨졌다. 시리아 수의사들이 하루에 10시간씩 붕괴 현장을 떠돌면서 반려동물과 가축을 구조해 치료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원래 시리아에서 고양이를 구조하던 단체 ‘어네스토 생추어리’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북부에서 반려동물부터 가축까지 닥치는 대로 구조하고 있다.
어네스토 생추어리의 무함마드 유세프 수의사는 “사람처럼 부상자 분류를 해야만 한다. 많은 동물을 구조했지만, 여전히 구조할 동물을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이 구조단체를 설립한 알레산드라 아비딘은 시리아 서북부에서 동물을 구조하는 단체가 어네스토 생추어리뿐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구조대로 활약하면서 ‘하얀 헬멧’으로 유명해진 시리아 시민방위대(SCD)는 인명 구조에만 집중했다. 사람들이 구조되고 난 후 남겨진 동물들은 살아남기 힘들다.
아비딘은 지난 2016년 시리아 내전이 한창일 때 상공업도시 알레포에서 자신의 고양이 이름을 따서 어네스토 생추어리를 만들었다. 고양이 20마리를 보호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현재 고양이 약 2000마리를 돌보고 있다. 또 개 30마리, 원숭이 5마리, 당나귀 3마리도 함께 보호 중이다. 말, 여우, 닭, 염소도 1마리씩 있다.
어네스토 생추어리는 튀르키예와 인접한 국경도시 이들리브에서 동물 35마리를 구조했고, 수십 마리를 치료했다. 현지 주민을 위해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고, 잃어버린 동물을 찾아주거나 구조했다. 폭우로 홍수까지 발생하면서, 주인이 없거나 주인을 잃은 동물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
해가 지기 전에 하루 9~10시간을 동물 구조에 쏟아 붓지만, 지진 잔해에 갇힌 동물들은 두려움 속에서 구조를 기다린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많은 고양이들을 구조했는데, 충격을 받은 고양이들은 며칠간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이 단체의 수의사 아흐메드 칼라프 알유세프는 “시리아 내전까지 겪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피해와 정신적 외상을 전에 결코 본 적 없다. 죽은 동물들을 위해 울고, 여전히 밖에 남겨진 동물을 위해 또 운다.”고 털어놨다.
수의사도, 자원봉사자도, 의료용품과 생필품도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전기까지 자주 끊겨서 수술은 꿈도 꿀 수 없다. 상처를 꿰매주고, 붕대를 감아주는 간단한 치료만 할 수 있다. 알유세프 수의사는 도움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튀르키예 남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300마리 넘는 동물을 구조했다고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튀르키예 동물단체 HAYTAP의 체나이 테킨바스 대표는 미국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지진 발생) 엿새 후에 반려견 1마리를 구조했는데, 주인의 시신 옆에 붙어 있었다. 구조 자체가 기적이다. 그 개가 삶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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