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준이 좀 살려주세요.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아요." 병원으로 헐떡거리는 시츄 한 마리를 안고 보호자가 뛰어 들어왔다.
준이는 식탐 많은 2살 시츄. 최근 반려견을 한 마리 더 입양한 이후로 음식에 대한 집착이 더욱 심해져 간식을 줄 때마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좀 전에 보호자가 외출하면서 간식을 던져 줬는데 급히 삼키더니 계속 켁켁거리면서 숨쉬기 힘들어해서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다.
준이는 혀가 파래져 힘들게 헥헥거리고 있었다. 급히 산소를 공급해주고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식도에 이물질이 걸려 있었고 호흡곤란으로 인해 위에 가스가 많이 차 있었다.
응급처치를 통해 이물을 위 안으로 밀어 넣어주고 나서야 준이는 호흡이 안정되었고 풍선처럼 부풀었던 복부도 편안해졌다. 보호자도 그제서야 안색이 돌아왔다.
반려동물의 목에 이물질이 걸리는 일은 흔히 일어나는 응급상황이다. 육포나 사과조각 같은 음식물이 단골 메뉴이며 뼛조각이라든지 바늘 등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식탐이 심하거나 호기심이 많은 경우, 그리고 평소 보호자가 식탁에서 음식물을 던져주는 잘못된 습관 등이 식도 이물의 주된 원인이다.
준이처럼 응급처치로 이물이 잘 넘어간 경우는 운이 좋은 경우이다. 응급처치로 제거가 되지 않거나 이물의 형태상 식도 손상의 우려가 있는 경우 내시경이나 수술을 통해서 제거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식도에 이물이 정체된 채로 방치된 경우 식도벽이 손상되어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수술을 통해 교정해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이물이 의심되는 경우 일반 방사선 촬영뿐 아니라 식도 조영 촬영을 통해서 꼭 이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물에 의한 질식의 정도가 촌각을 다툴 경우 병원으로 가기 전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로 하임리히법(Heimlich Maneuver)을 반려견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우선 반려견의 등쪽을 보호자의 가슴 쪽에 오게 놓고 반려견의 마지막 갈비뼈 뒤쪽을 양손으로 단단히 잡고 복부를 강하고 빠르게 5회 압박한다. 이 방법이 효과가 없는 경우 한 손으로 가슴을 받치고 다른 손으로 양쪽 어깨뼈 사이 등 부위를 손바닥으로 5회 강하게 친다.
기분 좋게 준 간식이 가슴 철렁한 결과를 불러오지 않도록 간식을 주기 전 '앉아'나 '기다려' 등을 통해 진정시키거나, 음식을 별생각없이 던져주지 않는 등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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