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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 말복 앞두고 '한국 개식용 경매장·도살장 실태 보고서' 공개

·경기도 파주 개 경매장 및 경기권 4개소 개 도살장 실태 담아

 

ⓒ노트펫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이하)

 

[노트펫] 말복을 하루 앞둔 9일,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전진경, 이하 카라)가 2021년 폐쇄된 파주시의 '식용개' 경매장과 경기도 내 개 도살장 4개소에 대한 실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경매장 잠입 조사 및 경매 전표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과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 129마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3개월간 '식용개' 739건 구매, 구매 총액 약 7억 5천만 원

 

카라에 따르면, 이른바 '식용개'를 거래하는 경매장의 전표 자료에는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내역이 남아 있다. 경매 전표 739건(구매)과 746건(판매)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참여한 경매 회원 구매자는 198명, 판매자는 266명, 개 구매와 판매를 동시에 진행한 회원은 59명으로 집계됐다. 구매자는 개를 도살해 사철탕집, 건강원 등으로 납품하는 개농장주(혹은 도살장도 겸업하는 자)로, 판매자는 개농장을 운영하는 자로 추정된다.

 

3개월간 거래 규모를 보면 구매 총액은 약 7억 5천만 원, 판매 총액은 약 7억 3천만 원으로 파악된다. 건당 100만 원 이상, 마리당 약 18만6천 원으로 산정된다. 경매장은 거래 건당 6%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된다. 같은 기간 경매장 소득은 총 8948만 5560원으로, 월 3천만 원 이상 소득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경매장의 판매·구매 행위 모두 현금 거래인 만큼 경매장이 제대로 소득 신고를 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렁이보다 '진도 혹은 그 혼종'이 더 많이 거래돼

 

또한 거래 동물을 분석한 결과, 지육을 최대한 많이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른바 '맹견'으로 분류되는 '도사 또는 도사 혼종'을 일컫는 '누렁이'가 구매 총수 4,057마리 가운데 1,408마리, 판매 총수 4,012마리 가운데 1,415마리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노트펫
불법 도살장에서 도살을 기다리는 개들. 이 개들은 카라에서 모두 구조했다.

 

그러나 '진도 혹은 그 혼종'을 일컫는 백구·황구·검둥이·황검둥 등이 그다음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을 합치면 누렁이보다 더 많이 거래되고 있다. 천연기념물 진도에 대한 국가의 심각한 관리 부재와 태만을 반증한다고 카라는 지적했다.

 

△도살장서 구조된 개 129마리 중 90% 이상 영양실조 등 질환 지녀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된 개들 129마리의 90% 이상이 영양실조, 탈수, 중증 피부 결손을 포함한 각종 질환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된 개들의 평균 연령은 2세이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개체가 1/4 이상이었다. 심장사상충을 포함해 파보 바이러스, 홍역 등 치사율 높은 질환 개체 46마리의 치료 비용은 최소 1억 1,500만 원에 이른다.


△10kg 이상 중·대형견 98.4%...리트리버, 웰시코기 등 '품종견'도 있어

 

구조된 개들의 98.4%는 10㎏ 이상 중·대형견이며, 이 가운데 6마리가 50㎏이 넘는 도사견, 그레이트데인이다. 진도뿐만 아니라 리트리버, 시베리안허스키, 웰시코기 등 이른바 '품종견'도 포함돼 있다. 이 동물을 치료, 보호, 사회화 훈련해 입양하는 데까지 마리당 최소 5백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이런 비용은 구조를 하는 개인과 시민단체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다.

 

카라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복지의 심각한 훼손과 오염된 환경, 부패한 음식물쓰레기 동물 급여와 전염병 등 방역 체계 와해의 원인으로 개식용 산업과 이를 묵인해 온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개식용 산업이 반려견과 식용견으로 개를 임의 구분해 학대·도살하며 이득을 취하는 동시에, 이미 '동물보호법', '축산물위생관리법', '식품위생법', '가축분뇨법', '사료관리법', '폐기물관리법',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현행법령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들이 '사회적 합의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무위로 일관해 막대한 규모의 피학대 동물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신주운 카라 정책기획팀 활동가는 "전국 각지에 난립한 도살장을 적발, 폐쇄하면서 피학대 동물을 온전히 구조하기까지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정부는 개식용 산업의 명백한 불법 행위를 하루속히 단속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시민이 먹는 '개고기'가 어떻게 유통돼 식탁에 오르는 지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며 "우리가 묵인하는 사이 수많은 개가 심각한 고통 속에 죽어가는 한편, 누군가는 불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밝히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발의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가 빠르게 통과시키고, 정부는 개식용 산업 조기 종식의 당위성을 속히 받아들여 과감한 행정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다시금 입법·행정 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번 보고서는 동물권행동 카라 공식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행정 기관에 한해 보고서 책자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이메일로 기관명, 수령자, 연락처, 주소를 기입해 신청(기관당 최대 5권 가능)하면 된다.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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