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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 탈출해 요양원 계속 찾아간 개..`노인들의 반려견` 되다

계속 요양원을 찾아온 유기견 스카우트. [출처: 메도우 브룩의 인스타그램]
계속 요양원을 찾아온 유기견 스카우트. [출처: 메도우 브룩의 인스타그램]

 

[노트펫] 미국에서 주인 없는 개가 동물보호소를 도망쳐서 계속 노인 요양원을 찾아가는 기행을 반복한 끝에 요양원의 반려견이 됐다. 학대 과거를 가진 개가 노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주인 없는 개 ‘스카우트’는 미시간 주(州) 동물보호소에서 도망쳐서 수차례 벨레어 마을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메도우 브룩 메디컬 케어 퍼실러티를 찾아갔다.

 

스카우트는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높은 담장들을 뛰어넘고, 고속도로를 건너서 자동문으로 당당하게 요양원에 입성했다. 검은 개는 현관 입구에 놓인 2인용 안락의자에 누워서 마치 제 집인 것처럼 아침까지 있었다.

 

메도우 브룩 노인 요양시설 로비에 있는 2인용 소파에 누워서 간호사의 출근을 기다린 스카우트.
  메도우 브룩 노인 요양시설 로비에 있는 2인용 소파에 누워서 간호사의 출근을 기다린 스카우트.

 

아침에 출근한 간호사 겸 행정직원 론다 솜차크가 스카우트를 발견하고, 앤트림 카운티 동물 당국에 신고했다. 보안관이 스카우트를 데려가서 동물보호소에 다시 돌려놨지만, 스카우트는 밤만 되면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왔다.

 

메도우 브룩 관리자 마나 로버트슨은 “스카우트가 한 번 찾아온 후 2번, 3번 다시 왔다. 그것은 명백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건이었다. 나는 직원들에게 ‘스카우트가 여기 있고 싶어 한다. 개를 키우고 싶은 사람 있을까?’라고 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치매와 불치병에 걸린 노인들 모두 스카우트를 원했다. 스카우트는 요양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솜차크 간호사는 “집에 있을 때 반려동물들이 있다. 그러나 요양원에서는 키울 수 없다. 개 한 마리를 키우는 것은 이곳을 더 집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고 웃었다.

 

메도우 브룩 직원과 노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스카우트(노란 원).
메도우 브룩 직원과 노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스카우트(노란 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몰래 간식을 챙겨주고, 스카우트는 간식 먹는 맛에 문을 여는 법도 터득했다. 한밤중에 축축한 코로 밥 슈메이커 할아버지의 단잠을 깨워도, 할아버지는 귀여운 스카우트에게 비스킷을 주신다. 부치 크레이그 할아버지의 쿠키도 알뜰하게 챙겨 와서 나중을 위해 의자 밑에 쟁여둔다.

 

미시간 주 동물보호소가 스카우트의 과거를 정확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학대 가정에서 주인을 무서워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의 턱살에 산탄총 총알 흉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스카우트는 큰 소리나 열쇠가 짤랑거리는 소리를 무서워했다.

 

메도우 브룩은 이제 스카우트의 집이다.
메도우 브룩은 이제 스카우트의 집이다.

 

그 과거 때문인지 모르지만, 스카우트는 확실히 노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노인을 잘 알고, 노인이 필요로 하는 것이 장단을 맞춘다. 82세 셜리 소여 할머니는 “스카우트가 항상 쓰다듬도록 해준다. 누군가와 말하고 싶으면 스카우트가 들어준다. 아주 다정한 녀석이다”라고 칭찬했다.

 

간호사 솜차크는 “내 생각에 스카우트는 여기가 자신의 집이고, 그 녀석이 노인들의 전부라는 사실을 아는 것 같다. 그 사실이 스카우트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스카우트는 단지 그것을 지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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